타향살이는 삶의 자족을 가르친다。
보리빵은 굶주림을、짚으로 만든
침대는 피로함을 달래주는 가장
달콤한 약이 되기 때문이다。
--- 스토바이오스(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들이 첫 등교하는 날、학교에 바래다 주고 집에 돌아왔다。거의 1년、늘 혼자여서 소슬하고 썰렁한 집이었건만 오늘은 다르다。
없어도 그득한、비워도 채워진 마음이리라。커피잔으로 눈물이 떨어진다。그 때다。밖에서 들려오는 노래、아마도 만물장수나 방물장수가 틀어놨을 가요인데 여느 클래식보다 더 가슴을 울컥、울렁이게 한다。
당신이 얼마나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세월이 흐르고보니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얼마나 당신이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세월을 지나고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쳐박아 뒀던 기타를 꺼내 줄을 튕긴다。
“내가 이렇게 청승떨고 있을 줄 알았제。”
양순과 달범 부부 뒤로 유나、봉길 부부가 문 밖에 서 있다。
“벌써 커피 마신 거여?”
손마다 커피가 들려있다。테이크아웃이란 걸 2년 전 처음 알았다던 양순이 팔을 뻗어 내게 내민다。
“이런 날、 한 잔 더혀!”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느냐고、기타도 치냐고。。。
“우짜 이래쌌노。혼자서 이럴 깅교?”
악보 책을 들춰보던 유나가 생음악으로 들려달란다。기자를 10년 넘게 했지만 숫기가 없어 남 앞에서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허나、'오늘 같은 날인데'하며 용기가 생긴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람아 당신은 나의。。。
더 이어 부를 수가 없었다。유나가 받아서 부른다。
나의 영원한 사랑、 사랑해요
모두 따라 부른다。
사랑해요 날 믿고 따라준 사람
우리는 피아노가 있는 영임의 <소녀의 기도>로 옮겼다。피아노와 기타 반주로 또 부르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상희도 불러야겠는디。바이올린도 있어야 하지 않은가。”
며칠 뒤 구림초등학교와 중학교 앞 주크박스로 그림도구를 들고 갔다。주크박스 카세트 옆에 구림 주민들이 함께 부른 '별빛 같은。。。'、이 노래를 녹음한 테이프를 놓아둔다。
'누구나 언제라도 들을 수 있는。' 과 함께 살짝 바꾼 제목과 가사도 주크박스 위의 벽에 써 놓는다。
날 믿고 따라준 사람
당신이 얼마 나를 견디게 했는지
세월이 흐르고보니 어제 일만 같아요
당신이 얼마나 나를 기다리게 했는지
세월을 지나고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달빛 같은 사람아
너흰 우리의 영원한 사랑 사랑해요
사랑해요 날 믿고 따라준 사람
사랑해요 날 알고 따라온 사람
고마워요 고마워요 왜 이리 눈물이 나나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왜 이리 웃음이 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