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락교시대 14화

끝내고 시작하며

by 차쌤

14。끝내고 시작하며---날 믿고 따라준 사람




타향살이는 삶의 자족을 가르친다。

보리빵은 굶주림을、짚으로 만든

침대는 피로함을 달래주는 가장

달콤한 약이 되기 때문이다。

--- 스토바이오스(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들이 첫 등교하는 날、학교에 바래다 주고 집에 돌아왔다。거의 1년、늘 혼자여서 소슬하고 썰렁한 집이었건만 오늘은 다르다。

없어도 그득한、비워도 채워진 마음이리라。커피잔으로 눈물이 떨어진다。그 때다。밖에서 들려오는 노래、아마도 만물장수나 방물장수가 틀어놨을 가요인데 여느 클래식보다 더 가슴을 울컥、울렁이게 한다。


당신이 얼마나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세월이 흐르고보니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얼마나 당신이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세월을 지나고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쳐박아 뒀던 기타를 꺼내 줄을 튕긴다。

“내가 이렇게 청승떨고 있을 줄 알았제。”

양순과 달범 부부 뒤로 유나、봉길 부부가 문 밖에 서 있다。

“벌써 커피 마신 거여?”

손마다 커피가 들려있다。테이크아웃이란 걸 2년 전 처음 알았다던 양순이 팔을 뻗어 내게 내민다。

“이런 날、 한 잔 더혀!”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느냐고、기타도 치냐고。。。

“우짜 이래쌌노。혼자서 이럴 깅교?”

악보 책을 들춰보던 유나가 생음악으로 들려달란다。기자를 10년 넘게 했지만 숫기가 없어 남 앞에서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허나、'오늘 같은 날인데'하며 용기가 생긴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람아 당신은 나의。。。


더 이어 부를 수가 없었다。유나가 받아서 부른다。


나의 영원한 사랑、 사랑해요


모두 따라 부른다。


사랑해요 날 믿고 따라준 사람


우리는 피아노가 있는 영임의 <소녀의 기도>로 옮겼다。피아노와 기타 반주로 또 부르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상희도 불러야겠는디。바이올린도 있어야 하지 않은가。”

며칠 뒤 구림초등학교와 중학교 앞 주크박스로 그림도구를 들고 갔다。주크박스 카세트 옆에 구림 주민들이 함께 부른 '별빛 같은。。。'、이 노래를 녹음한 테이프를 놓아둔다。

'누구나 언제라도 들을 수 있는。' 과 함께 살짝 바꾼 제목과 가사도 주크박스 위의 벽에 써 놓는다。


날 믿고 따라준 사람


당신이 얼마 나를 견디게 했는지

세월이 흐르고보니 어제 일만 같아요

당신이 얼마나 나를 기다리게 했는지

세월을 지나고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달빛 같은 사람아

너흰 우리의 영원한 사랑 사랑해요

사랑해요 날 믿고 따라준 사람

사랑해요 날 알고 따라온 사람

고마워요 고마워요 왜 이리 눈물이 나나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왜 이리 웃음이 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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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이 사용하는 글자는 뾰족하기도 모나기도 비스듬하기도 바르기도 하지만、동그란 것、즉 두루뭉술한 글자는 싫어한다。

---박지원(연암)의 <백 척 오동전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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