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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내게 '개' 같다고 했다

by 부끄럽지 않게

아내는 고3 담임,

나는 학력증진부장.


늘 야근이 있었고,

주말은 둘 다 지쳐 쓰러져 있기 바빴다.


입시가 대부분 마무리된 요즘.

오랜만에 둘 다 일찍 퇴근해 저녁을 먹고,

소화시킬 겸 함께 아파트 주변을 걸었다.


아내와 모처럼 함께 걷는 시간이 신나서 였을까.

평소보다 더 말도 많아지고, 표정도 과장됐었나 보다.

그런 내게 아내가 말했다.


"오랜만에 산책 나와서 신난 개 같아"

"개..?"

"응, 개! 귀여워!"

"개..

귀엽긴 하지만 뭔가 귀여움의 의미를 강조하려면,

강아지같아 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지 않아?? ㅠㅠ"

"응??

자기는 다 컸는데 어떻게 강아지야.

개지"



그래 여보.

논리상 자기의 말이 틀린 건 하나도 없어.


내가 썪었나봐.

사람한테 '개'라고 하면,

술 먹고 난동 부리는 사람 이미지가 떠올라서

내 마음 속에 약간 부정적 이미지가 있나봐.


여전히 귀여워 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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