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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aPick

지도 위에 선 구글과 애플, 우리는 어디에

TaPick #053

by 팀어바웃

1. 올해 2월 구글에 이어 최근 애플까지 우리나라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하며 빅테크들의 '지도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애플은 16일 국토지리정보원에 1: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2023년에 국가 안보를 이유로 불허된 이후, 다시 도전장을 내민 것입니다.


2. 여기에서의 고정밀 지도는 단순한 지도가 아닙니다. 1:5000 축척 고정밀 지도는 50m 거리가 지도상 1cm로 표시될 만큼 정교해서, 골목길은 물론 건물 단위까지 상세한 파악이 가능합니다. 여기에는 도로와 건물 위치뿐만 아니라 상점명, 입주업체, 업종, 영업시간 등 세부 정보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는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 등 차세대 산업의 핵심 인프라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는 "길찾기 목적으로 사용하려면 현재 제공되는 1:25000 축척으로도 충분하다"며 "이들이 노리는 건 차세대 사업 확장을 위한 관심정보 데이터 확보"라고 지적했습니다.


3.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국가 안보와 디지털 주권입니다. 분단국가인 한국의 민감한 보안시설 정보가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또한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빅테크가 고정밀 지도까지 확보하면 국내 기술 생태계가 외국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습니다. 구글은 2018년 지도 API 이용료를 14배나 올린 전례가 있어, 한 번 종속되면 가격 인상에 대응하기 어려워집니다.


4. 구글과 애플은 이를 두고 서로 다른 전략을 내세웁니다. 구글은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은 채 세금 회피 논란에 휩싸이면서도 블러 처리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반면 애플은 이미 국내에 서버를 두고 있으며, 정부가 요구하는 블러, 위장, 저해상도 처리를 모두 수용하겠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도 데이터도 국내 서비스인 티맵을 활용하겠다고 밝혀 국내 기업과의 협력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런 차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애플이 구글보다 허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5. 이번 지도 데이터 쟁탈전은 단순한 정보 접근권 문제를 넘어 미래 산업 생태계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싸움입니다. 우리가 만든 정보로 누군가가 더 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셈이죠. 빅테크들의 끈질긴 요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이는 전 세계가 직면한 디지털 주권 확보라는 더 큰 과제의 일부분입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0617064400003?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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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베르메르, 장교와 웃는 소녀(Officer and Laughing Girl), 1658-1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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