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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bae Oct 29. 2018

제주의 집

chapter jeju island

시작하기 전, travel journal B의 인트로 읽기 

<travel journal B>, 오랫동안 써왔던 손노트의 정리입니다.  

그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핑크색 벽돌집이 거짓말 같겠지만, 안은 약간 창고처럼 컴컴했고- 모퉁이에 꽃나무까지 있던, 시크하고 러브리한 집이었다. 

제주의 말을 들어 본 적 없다. 
 

제주에 도착하고 숙소에 짐을 풀고, 필요한 물건을 사러 다녀오고, 끼니를 때우고, 다시 또 밤이 지나는 지난한 하루에 나는 제주의 말을 들어 본 적 없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도 내 앞에서는 제주의 말을 하지 않는다. 


숙소는 바다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언덕이나, 골목처럼 유별나지 않게 있는 바다, 단층 숙소에 넓은 창으로 멀찍이 바다가 보였다.

여기서 가까운 약국은 바다를 등지고, 구불구불한 동네 골목을 지나야 한다. 까치발을 들면 동네를 아우를 수 있을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심지어, 집 앞에 바스켓 하나가 툭 떨어져 있는데 그게 저렇게 예쁜 노랑일 인인가 ! 그나저나 왜 도대체 뭣때문에 저렇게 핑크색 벽을 하셨을까. 

왜 이렇게 제주의 집은 작고 아담할까. 어깨를 가볍게 마주한 작은 집들을 바다 다음으로 등지고 나서야 약국, 슈퍼마켓, 밥집 같은 작은 시내가 나타난다. 

어제 먹었던 밥집은 초등학교 옆에 있었는데, 오늘은 맞은편에 있는 집으로 가야겠다.  

휴대폰을 꺼내고 다시, 방향을 잡는다. 어디로 나서지.  


저지리, 법환동, 용담2동, 조천리, 하모리  


지도에 뜨는 이름들을 가만히 읽어본다.

  

용산구, 마포구, 성수동 같이 공간감[空間感]을 만들지 않고, 공감각 [共感覺]을 불러일으킨다. 

파주, 일산, 판교처럼 수동적이지 않다. 

춤을 추듯 다시 소리 내서 읽어본다. 


제주의 말을 들어 본 적 있다. 


그림 그리는 회사원

회사에서는 그림 그리지 않는  그림 그리는 회사원

 - 방송 삽화 한 번, 매거진 일러스트 작업 한 번, 브랜드 협업 한번, 개인의뢰를 한 번

 - 한 번 받고, 한 번씩 일하기도 한 번도 제대로 못하기도 혹은 두 번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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