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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준 Nov 30. 2023

나는 저주받았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글이 소개되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지면이든, 온라인이든,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공간에 자신의 글이 소개되는 것에 만족을 느낀다. 오늘의 내가 그랬다. 오늘 나의 글은 소위 조회수가 터진 날이다. 


https://brunch.co.kr/@teamturtle/144


동시에 저주받은 글이다. 글 제목대로 가나보다. 

글을 올리자마자 어딘가 노출이 되었다.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조회수가 나온다. 제목을 지을 때부터 어쩌면이라는 기대를 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로또와 또 상반되는 저주를 묶어버렸다. 아마도 제목에 궁금했을 것이다. 문제는 내가 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조금 더 매끄럽게 다듬을 수 있었을 글인데 조급함에 전혀 손대지 않았다. 조회수가 천 단위로 오른다. 처음엔 신이 났다. 내 글도 노출될 만한 글이라 순간 착각을 했다. 하지만 곧 내 얼굴을 빨갛게 달아올랐다. 조회수는 천 단위로 오르지만 라이킷의 수도 다른 글을 읽는 사람의 수도 변화가 없다. 심지어 노출이 되지 않은 글보다 댓글도 없다. 



나의 글은 소위 제목 낚시 글이었다. 


그럴듯한 제목으로 관심을 유도해 클릭해 들어온다. 막상 읽어보면 내용도, 정보도, 하다못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그런 글. 부끄럽다. 

그럴듯한 제목으로 조회수만 얻은 대가로 내가 고대하던 에디터의 픽에 잠시 올랐다. 정말 찰나의 순간을 캡처했고, 두 번 다시 보지 못했다. 알고리즘은 알고 있을 것이다. 조회수에 비해 라이킷과 댓글의 비중이 현저하게 적은 글은 좋은 글이 아니라는 것을

내 글은 부족했다. 그래서 곧 사라졌다.


이 부끄러운 일을 좋게 해석하자면, 나는 제목 짓는 법을 조금 알고 있다는 것이다. 조회수를 낚아 올릴만한.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글임은 분명하다. 




나는 더 잘 쓸 수 있었고, 더 잘 써야 했다. 작가란 일기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완성된 글을 보여주어야 하는 사람이다. 지금처럼 일기도, 글도 아닌 글은 참자. 그리고 이 저주에서조차 배울 거리를 찾자. 




저주 해결 방법 첫 번째 

- 제목에 신경 쓰는 것만큼 본문에 신경 쓰자. 


저주 해결 방법 두 번째 

- 글을 선택하는 제일 첫 번째 관문은 제목이다. 제목 짓기를 소홀히 하지 말자 


저주 해결 방법 세 번째 

 - 발행 전에 읽고 올리자. 최소한의 퇴고는 하자 


저주 해결 방법 네 번째 

 - 난 아직 많이 쓰는 것이 필요하다. 많이 쓰고 이렇게 배워나가야 한다. 


저주 해결 방법 다섯째

 - 모든 것은 경험이다. 이 부끄러운 상황도 내 자산이 된다. 지금도 이것을 소재로 글을 쓰고 있다. 


저주 해결 방법 여섯째

 - 잊히기 위해 더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글을 놓지 말자



부끄럽지만 경험했다. 글을 쓰는데 무엇이 중요한지 비싼 값을 치르고 배웠다. 내 글에 스쳐간 만 명의 시선에 부끄러움과 부족한 점을 배운다. 더 이상 반복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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