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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준 Oct 06. 2023

지식의 저주

이렇게도 바라보기

https://brunch.co.kr/@hyosochaga/51#comments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을 예상할 때,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도 알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매몰되어 나타나는 인식의 왜곡(cognitive bias)을 의미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지식의 저주"


내가 느끼는 한국 사람은 굉장히 겸손한 편이다. 자신의 장점이나 뛰어남을 드러내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미천한 재주라며 스스로 폄훼하거나 겸손의 모습을 보이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스스로에게 엄격하되 다른 이에게 자랑하지 않음을 선비의 덕으로 여기며 살아온 민족이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 연유에서 일까. 한국 사람인 나는 타인에게 조언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조언 자체가 다른 이의 실수나 개선점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의 우위를 가진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보이는 점도 한 몫한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생활방식에 조금은 고치거나 개선할 점이 눈에 보이면서도, 조언을 건네기 힘들다. 심지어 그런 요청 사항을 받을 때조차 타인의 잘못이나, 실수를 제대로 짚어주지 못한다. 그놈의 겸손 때문에.


- 이 정도는 알고 있겠지...

-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걸 거야, 내가 짚어줄 필요까지는 없을 거야

- 이런 걸 짚어주길 원하는 게 아닐 거야


돌이켜 보면 이런 생각들이 들어서 그랬다. 이미 그도 알고 있을 거란 지식의 저주에 걸린 것이다. 지식의 저주는 상대방도 알고 있을 거란 그릇된 오해에서 시작되어 겸손으로 귀결된다. 이는 겸손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 실상은 착각에 가까우나, 우리는 실수하기 싫으니 겸손으로 포장하는 셈이다. 지식의 저주는 우리에게 몇몇의 기회를 빼앗아간다. 


첫 번째.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한다. 

  저주에 걸리면 내가 말하는 내용의 기본 배경을 상대방도 알고 있을 거라 믿는다. 그래서 이야기에 디테일을 생략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대학 교수님들이 신입생의 수업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이는 이 정도는 이미 알고 있을 거란 판단으로 진행한 강의가 신입생을 대상으로는 도저히 따라가기 힘든 난해한 수업이 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오해는 문제 자체가 되기도 하며, 동시에 과정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된다. 아무리 의견을 나누고, 미팅을 하여도 상대방을 이해시키지 못한다. 이해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문제의 해결로 가지 못하고 에너지만 낭비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경험을 조각낸다.

  인식의 오류는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로 이어지고 이는 경험의 많은 부분을 상실하게 된다. 경험이란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과다. 성공과 실패에 관계없이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데이터와 같다.  우리는 실패를 통하여 직접적인 데이터를 얻는다. 이런 방식은 실패한다는 원인과 결과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실패를 경험했기에 이런 방식으로의 접근은 실패로 귀결된다는 것으로 연결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성공의 경우 데이터의 축적과 함께 성취감과 자존감이라는 심리적인 보상까지 함께 얻게 된다. 이런 데이터들이 모여 경험으로 축적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게 된다. 지식의 저주는 이런 과정을 좀 더 복잡하게 만든다.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로 인해 부족하거나, 보충해야 하는 디테일들이 데이터를 조각내고, 탁하게 만든다. 데이터 자체를 한번 더 검증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모든 동전은 양면이 이듯 이 저주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을 수 있다. 저주의 시작이 "알고 있을 거란 착각"에서 비롯되었기에 상대방과 나 사이의 앎과 모름의 경계를 확실히 정리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뿐 아니라 내가 체크해야 할 범위까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며, 이 한 단계가 전체적인 문제 해결 과정의 가장 탄탄한 밑바탕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신이 사업을 준비한다면 지식의 저주는 꼭 체크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될 것이다. 


당신이 하는 그 생각

당신이 찾은 그 아이템 

당신이 생각하는 그 캐시카우 


이미 다른 사람들도 모두 생각해 본 아이템일 것이다.

지식의 저주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 거란 것의 착각



오늘의 화두 역시 구독하는 작가님의 글에서 찾았다. 

다른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같은 생각 다른 생각, 더 나아간 생각들을 정리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이런 글들만 모아 공동 매거진을 발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좋은 글을 쓰신 "임대표 작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https://brunch.co.kr/@hyosochaga/51#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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