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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않을 수 없어서

by 안녕

하루에 이토록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어제는 여러 모로 제 삶에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 같아요.



좋은 것과

나쁜 것

기쁜 것과

슬픈 것이 공존했기 때문이지요.



연휴 전 날의 학교는 어쩐지

어수선합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선생님들도

은근슬쩍 단축수업을

기대하며 시간을 보내는 날이죠.



전체적으론 무난했고

어떤 순간은 감동이었어요.

특히, 1일 오후에 J와 상담하며

사준 쿠키를 부러 남겨 가져와

슬쩍 건넨 순간은 꽤나 고마웠습니다.

다 먹으라고 사준 건데

그걸 남겨 가져오다니요!



J가


"이건 남은 거요."라고 해서 제가

"남은 걸 가져온 거냐!!!"라고 받아치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해 주는 마음이 고마웠어요.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니까요.



배고프다고 마이쮸 달라며 달려드는

아이들과 복도를 달리면서

마이쮸를 챙겨준 순간도 좋았습니다.

훨씬 더 가까워진 것 같아서요.



그런데 몇몇 순간은

아직도 그 상황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그럴 때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왜 잘 알지 못하고 행동했는가,

나로 인해 상처를 받은 아이들은 없는가,

하는 생각이 뻗어나갑니다.

마치, 나무의 뿌리가 땅속 깊이 뻗어나가듯

깊은 생각의 끈은 멈추지 않고 깊이, 더 깊이 나아갑니다.



잘 정리했다고 믿은 마음은

사실은 임시로 덮어돟은 지푸라기 같은지

자꾸만 사소한 바람에도 휘 휘 넘어갑니다.



연휴를 잘 보내려면

이 마음을 어디에든 풀어야 할 것 같아서

일단 이곳에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오늘 밤,

도대체 어제 (10월 2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풀어보도록 할게요.



올해는 참, 다채로운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중심을 잡으며 살아가네요.



다들, 연휴 즐겁게 시작하세요!





추신: (이 글을 볼 수도 있는) J. 쿠키는 맛있게 잘 먹겠다!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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