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을 마무리하며
약간 과장을 덧대어 4년 만에 처음 누린 여유였다. 아이 낳기 전, 18년 가을 언저리에 한 번 찾아갔던 곳을 정확히 4년 만에 다시 다녀온 것이다.
어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것과 다르게 오늘의 여유는 실로 소박하기 그지없었지만, 아이 없이 남편과 보내는 그 자체가 그저 좋았다.
이른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과 아이스크림을 먹고, 카페 로고가 새겨진 휴지 한 장을 괜히 찍어보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서점에 가서 에세이를 구경하고, 마트에 가서 한 해의 마지막 날에 먹을 것들을 고르는 모든 것들이, 그냥 좋았다.
비록 돌아오는 지하철이 지옥철이었고 우리 딸은 어린이집에서 거의 마지막까지 남아 우리를 기다렸지만 그래도 좋았다.
4년 만의 제대로 된 외출 덕에 약간은 격앙된 이 기분이, 12월 31일에만 느낄 수 있는 그 뭉클거림이, 제야의 종소리를 추억하는 마음을 있는 대로 느끼는 지금이, 참말로 좋았다.
2021년 12월 31일.
별다를 게 없어서 더 행복했던, 하루를, 그리고 한 해를 이렇게 마무리하겠다.
고생했다.
애썼다.
내년에도 잘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