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와 삶은 달걀

아주 가벼운 첫 도시락 메뉴

by 안녕

드디어 내일이다. 3개월 동안 쉬었던 도시락 싸기가 다시 시작된다. 요새 정신도 없고 바쁘고 힘들도 들어서 도시락에 힘을 주지는 못했다. 게다가 며칠 전 결심했던 것처럼 새롭게 시작하는 도시락 싸기는 반드시 간편하게!! 간편하게!! 하자고 결심한 덕에 샐러드 도시락통 하나에 먹고 싶은 메뉴로 골랐다. 일단은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요새는 매일 아침밥과 국(혹은 찌개), 그리고 최소 한 가지의 반찬은 먹고 출근하기에 점심은 좀 간편해도 좋겠다 싶어 마침 오늘 딱- 도착한 완숙 토마토 두 개와 삶은 달걀 두 개를 넣었다. 거기에 좋아하는 오리엔탈 소스를 곁들이면 그럭저럭 괜찮은 점심이 될 듯하다. 무게가 허용이 된다면 군 고구마를 조금 더 넣고 싶은데 일단 군 고구마는 보류.


늘 느끼는 거지만 도시락 싸기는 나를 돌아보는 일이다. 먹은 것과 먹을 것, 그리고 먹고 싶은 것을 가늠하며 나의 하루를 건강하게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도시락을 싸지 않을 때는 몸은 정말 편했지만 본전 생각에 과식을 하거나, 자극적인 것만을 좇아 폭식을 한 적이 많았다. 아니면 애를 재우고 난 후 과자를 잔뜩 먹거나 하는 식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다.


다행히 아직 위는 멀쩡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늘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허나, 이제 도시락을 다시 싸려고 하니 새삼스럽게 건강을 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먹었던 각종 음식들이 머릿속을 휘젓고 다닌다.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월급날이라는 이유로 수차례 먹었던 음식들은 순간적으로 즐거움을 주었지만 아주 긴 후회를 남겼다. 줄줄 새어나가는 생활비와 망가져버린 위가 바로 그것이다. 당분간은 해독주스를 마시듯 건강한 도시락을 싸야겠노라 다짐하고 또 다짐해 본다.


도시락 덕분에 이 매거진에 글이 종종 올라올 수 있다는 것도 조금은 기쁜 일이다. 도시락을 끊고서는 거의 쓰지 않았던 데다 요새 다른 이야기를 쓰고 있어 소홀했었다. 먹고사는 일을 멈추진 않았으나 내가 직접 만든 이야기가 없어 쓸 내용이 딱히 없었다. 당분간 이곳에서는 좀 더 가볍게 사는 이야기를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저것 시도해보며 건강하게 먹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시간은 흐르고, 9월 1일은 어느새 오늘이 되었다.

다시 시작하는 첫 도시락이 무척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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