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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두고 싶을 때

by 안녕


글을 쓴다.

글이 603개를 넘어간다는 건

사실 603번이나 그만두고 싶었다는 것이다.


후술 하겠지만

조직문화에 누구보다도 잘 적응하는 편이면서도

조직생활이 버겁고 싫을 때가 있다.

아마 과하게 눈치 보고 배려하려고 하는 성격 때문인 것 같다. 어떤 일이든 사람을 대하며 지내야 하는 건데 자꾸만 그만두고 자유롭게 생활하는 상상을 한다.


예를 들면

9시까지 여유롭게 아이를 등원시키고 난 후

조용히 혼자 책을 읽고

원고를 쓰고

필요한 사람들과의 관계만으로

삶을 유지하는 그런 것.


숲 속에 아담하게 놓인

전원주택, 한 편에 놓인

나만의 서재에 앉아

소복이 쌓이는 눈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마시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그런 것.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언젠가 할 수 있는 일로 만드는 게 목표.

그러니까 정년 퇴임 전에

학교를 떠나 제2의 인생을 사는 게 목표.


글로 강연으로 빛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바탕을 쌓는 것이 목표다.


꿈을 꾸다 보면 이룰 수 있다.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 보내온 시간들은

아주 작은 성취를 선물처럼 주기도 함을, 알고 있다.



명절이다.

매년 적는 타임캡슐에 적어본다.

2025년의 나의 목표를.


그리고 글을 쓴다.

그만두고 싶은 만큼

그런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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