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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Dec 30. 2019

#섭섭함을 달래다

2. 회사를 떠나다, 방향을 틀어

송별회 : 떠나는 사람을 이별하여 보내면서, 섭섭함을 달래고 앞날의 행운을 바라는 뜻으로 베푸는 모임.


지난주 금요일, 여러 사무실로 나눠져 있는 모든 인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종무식을 진행하지 않고 각 사무실마다 업무 종료 후 회식으로 행사를 대체했다. 본사 근처에 있는 3개의 사무실 인원들이 모여서 회식을 진행을 했는데 30명 정도가 모였다.


나를 떠나보내는 송별회도 이날 함께 진행했다. 퇴사 일자가 갑자기 줄어들어서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송별회와 겸사겸사 같이 하게 되었다. 회식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술 한 잔을 기울이며 함께 지냈던 동료들과 여러 대화들을 나누고 있었다.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함께했던 팀원이 케이크에 초를 하나 꽂아서 들어왔다. 그리고 모인 사람들이 퇴사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그 순간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나 이제 진짜 떠나는구나’


수많은 핸드폰 카메라 앞에서 난 초의 불을 끄고 간단한 작별 인사를 했다.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던 곳을 저는 떠납니다. 남은 여러분들은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1차 회식이 끝난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하기 위해 2차에 참여해 주었다. 우리는 뭐 이리 할 말이 많았던지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누군가와는 떠난다는 아쉬움을 달랬고, 누군가와는 지난 추억에 빠졌으며, 누군가는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렸다. 퇴사 후에도 작별인사를 더 하러 다닐 예정이다. 함께 나눈 추억이 많은 만큼, 아쉬움도 더 많이 달래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누군가와 새로 만나 가까워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듯 함께한 후 헤어지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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