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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Jan 02. 2020

#마침표를 찍다

2. 회사를 떠나다, 방향을 틀어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6년 이상의 시간을 함께 했던 회사에서의 업무를 마무리했다. 


미운 정, 고운 정이 많이 들었던 회사를 떠나는 날, 아침부터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작별 인사를 해야 할 사람들도 많았다. 다들 고생만 하다가 나간다며 아쉬워했고 나는 항상 건강하기를 바란다며 답을 했다. 그리고 후에 다시 한번은 만나 밥 한 끼 하자는 약속을 나눴다. 퇴사 2일차인 오늘도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섭섭함을 달래고 왔다. 한 동료는 퇴사를 축하한다며 올 한해 나의 해가 되기를 바란다는 글을 선물에 적어주었고 다른 동료는 제주도에 가서도 마실 만큼의 커피를 챙겨주었다. 고마웠다. 떠나는 날 위해 이렇게 마음을 써주니 다음에 제주도 가면 귤 한 박스씩은 보내줘야겠다. 그리고 아직 작별 인사를 해야 할 사람들은 많이 남아있다. 제주도를 가기 전까지 몇 군데는 더 돌아다닐 예정이다.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 한때는 진심으로 이 회사에서 더 많은 걸 이루고 더 좋게 만들기를 바랐던 내가 퇴사를 했다. 인사총무팀장으로 있을 때, 여러 직원들에게 퇴사를 하게 되면 서로 웃으면서 헤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종종 했었다. 그리고 나 역시 그렇게 떠나고 싶었다. 


오전에 경영진분들과 악수를 나누며 훈훈한 마무리를 했고 오후에는 팀원들과 한 명씩 따로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에게 듣고 싶은 말은 솔직히 답변을 해주었고 잘되기를 바라는 여러 말들을 해주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은 금세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 나는 하나 둘 짐을 챙겼다. 그리고 지난날 함께했던 동료들에게 떠난다는 작별 인사를 하고 먼저 사무실을 나왔다. 매일 나오던 그 길이 그날따라 나에게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아마 다시는 이곳을 지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 


이제 나를 소개하던 내 이름 앞의 타이틀은 없어졌다. 

그리고 오롯이 나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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