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제목 : 아무튼, 달리기
저자 : 김상민
책소개
아무튼 시리즈 서른세 번째 이야기는 달리기이다. '나가서 달려나 볼까?' 온전히 달리기만을 위해 집을 나선 그날 밤, 느닷없이 허술하게 시작된 달리기. 그로부터 매일 밤 이어진 서툰 자신과 마주한 날들. 몰랐다. 그로부터 5년 동안 5,000km를 달리게 되리라곤. 잠수교와 송정제방길에서 뜀박질을 하고, 파리에서 쇼크로 쓰러지고, 오사카에서 홍콩 러너들과 함께 달릴 줄은.
<아무튼, 달리기>는 달릴 때마다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착각 혹은 위로 속에 살아가는 '외콧구멍 러너'의 이야기다.
[출처 : 알라딘]
기억에 남은 한 문장
빼어나게 허술한 시작
오늘 밤 첫 달리기를 시도한다면 그건 실패를 자초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예견된 실패 앞에서는 언제나 당당해도 좋다. 약간의 뻔뻔함은 도전하려는 마음을 지키는 방패가 되어준다. 그리고 그 방패를 앞세워 슬금슬금 전진하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도달하기 마련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닿는다. 달리기란 원래 그런 운동이니까.
p. 27
오사카 마라톤이 남긴 이야기
여섯 번의 마라톤을 치르고 나니 한 가지 확신이 생긴다. 당연하지만 이게 참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 ‘심심한데 마라톤이나 나가볼까?’ 하고 신청 버튼을 누르는 사람은 없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험 삼아 하기엔 들여야 하는 노력과 디데이에 마주할 고통이 너무도 크다. 그럼 4시간을 하염없이 달려야 하는 이 일에 왜들 그리 매달리는 걸까. 이성과 논리의 영역을 한참이나 헤맸지만 그 이유를 찾을 수 없었는데, 오히려 그 테두리 밖으로 눈을 돌리자 정답하나가 우뚝 서 있었다.
‘믿음’이다. 여러 질감의 믿음들이 우리를 마라톤의 출발선으로 이끈다. 대개는 나를 옭아맨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믿음, 42.195km를 달려 그 한계를 극복해내고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는 믿음이다. 그 신념이 여름과 겨울의 지난한 훈련을 버티게 하고 3시간 훌쩍 넘는 고난의 뜀박질을 가능케 한다.
p. 143
감상평
작년에 서울 레이스 하프를 도전한 후 달리기에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속초에 있는 서점에서 이 책을 만났다. 작가의 마라톤 시작과 도전 과정을 읽으며 많은 공감을 했다. 그중에 특히 ‘믿음’에 공감한다. 나를 옭아맨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믿음. 얼마 전까지 10km 마라톤 대회는 이벤트로 참가했었고, 하프 이상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하프 코스를 도전하고 완주하는 과정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도 아직 내게 벽은 있다. 풀코스는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한다. 하프 코스를 달리고 오면 다음 날 내 몸에 찾아오는 고통이 만만치 않다. 최근 러닝 크루에도 가입해 나와는 레벨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니 필요한 건 꾸준한 달리기, 즉 마일리지 쌓기이다. 돌아보면 하프 코스도 내게는 넘지 않을 벽이었다. 하지만 하다가 보니 넘을 수 있는 허들이 되었다. 풀코스도 언젠가 그렇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무리를 하지는 않으려 한다. 우선은 하프 코스를 달려도 온전한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달려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