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 제목 : 서른의 반격
- 저자 : 손원평
- 책소개
2017년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첫 장편소설 <아몬드>로 독자들에게 깊이 각인된 손원평 작가가 발표하는 두 번째 소설로, 권위의식과 허위, 부당함과 착취 구조의 세상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의 특별한 '한 방'을 그린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세상을 경험하며 가늘고 길게 살아남는 법을 익혀가는 비정규직 인턴 서른 살의 김지혜. 평범하지만 질풍노도의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지혜 앞에 묘한 기운을 지닌 동갑내기 88년생 규옥이 나타난다. 함께 우쿨렐레 수업을 듣게 된 무명 시나리오 작가 무인과, 나홀로 먹방계의 지존인 남은을 묘하게 자극하는 규옥. 그는 이 사회를 구성하는 99프로가 부당한 1프로에게 농락되고 있다고 말하며 사회 곳곳에 작은 반격을 해보자고 말한다.
[출처 : 알라딘]
- 기억에 남은 한 문장
존재의 확인
아마 그 고민은 죽을 때까지 하게 될 거예요. 백 살이 될 때까지 같은 생각할걸요. 외롭다고,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내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었느냐고.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괴롭고 끔찍하죠. 그런데 더 무서운 거는요. 그런 고민을 하지 않고 사는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질문을 외면하죠. 마주하면 괴로운 데다 답도 없고, 의심하고 탐구하는 것만 반복하니까. 산다는 건 결국 존재를 의심하는 끝없는 과정뿐이에요. 스스로의 존재를 의심하는 게 얼마나 드물고 고통스러운지 알아가는…
p. 180
빈 챕터
지환이의 말대로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는 대신 정해진 길 위를 안전하게 걷는 것. 그것이 가장 실용적으로 사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실패로 끝난 그 장난 같은 놀이들을 회상하노라면 정의 내리기 힘든 소용돌이가 자꾸만 가슴을 휘저었다. 그리고 시간이 충분히 흐르고 난 뒤 나는 스스로에 대해 진단을 내렸다. 내가 나름대로 세상에 변화를 주고 싶어 한다는 걸. 다만 그 방법이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p. 224
정말, 진짜, 우리
내가 우주 속의 먼지일지언정 그 먼지도 어딘가에 착지하는 순간 빛을 발하는 무지개가 될 수도 있다고 가끔씩 생각해본다. 그렇게 하면, 굳이 내가 특별하다고, 다르다고 힘주어 소리치지 않아도 나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존재가 된다. 그 생각을 얻기까지 꽤나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조금 시시한 반전이 있다.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애초에 그건 언제나 사실이었다는 거다.
P. 232
- 감상평
예전에 손원평 작가님의 ‘아몬드’를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작가의 이름만 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불안과 고민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릴 적에 막연히 생각하던 모습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10년의 세월이 더 흘렀지만, 여전히 그건 쉽지 않은 것 같다. ‘잘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은 자주 나를 찾아오지만, 그때만큼 흔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삶을 짧게 바라보지 않게 되었다. 서른에는 뭔가 안 되면 끝인 줄 알았지만, 지금까지 잘 살아가고 있다. 그 시기가 두려움이 아닌 전환점이 될 수 있기에 각자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면 되지 않을까. 가끔 꽃길이 아닌 자갈길과 낭떠러지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