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rank Feb 12. 2020

#계획은 그저 방향일 뿐

3. 나를 만들어 가는 길, 다시 한 걸음을 내딛다

계획 [명사] : 앞으로 할 일의 절차, 방법, 규모 따위를 미리 헤아려 작정함. 또는 그 내용.


모든 것이 내가 생각한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아무리 철저한 준비를 한다고 해도 신이 아닌 이상 그 사이에 나타나는 변수들을 모두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계획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어떤 일을 준비할 때 언제 무엇을 하고, 어떤 상황에는 이렇게 하고 등 나름 철저하게 준비를 하려 했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워크숍을 준비할 때, 몇 시에 어디서 직원들을 집합하게 하고 언제 어떤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그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누구의 도움을 받고. 이렇게 계획표를 만들어 프로그램, 내용, 준비물, 스텝 등을 준비해서 진행했었다. 평소에도 무언가를 할 때는 비슷한 방법을 하루를 보냈었다. 어제도 오늘은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숙소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 점심은 집 근처 어디에서 밥을 먹고, 옆에 있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서점에서 잠시 구경을 하려는 계획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하루, 어제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지는 않다. 우산을 들고 문밖을 나서며 생각했던 식당으로 걸어갔다. 그리 멀지 않아 금방 도착했다. 근데 문을 닫았다. 쉬는 날도 아니고, 운영한다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그래서 나는 숙소로 다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돌아와 잠시 어디에서 점심을 먹을까 검색을 한 후 차를 끌고 다시 이동하였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조용한 카페를 찾아갔지만 그곳도 문이 닫혀있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다른 카페를 찾아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글을 쓰고 있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내게 진정으로 필요했던 건 조용한 곳에서 편안히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세상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무언가 하면서 여기저기에서 갑자기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근데, 어떻게든 다 처리는 할 수 있더라. 계획한 100가지 중에 어느 정도만 비슷하게 해도 원하는 걸 이룰 수는 있었다. 계획을 객관식으로 생각하여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서술형으로 생각한다면 어떨까 싶다. 중요한 건 내가 바라는 방향대로 흘러가는 것이니까. 


작가의 이전글 #고향을 떠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