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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Feb 14. 2020

제주도 한 달 살기의 반을 돌아보며

펜을 잡다 #8

지난 1월 29일, 완도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에 들어왔다. 배를 타고 들어오는 4시간은 설렘으로 가득했었다. 살면서 한 번은 해보고 싶었던 제주도 한 달 살기가 시작이었다. 어느덧 17일 차. 30일의 반을 지나고 있다. 그동안 나는 어떻게 지냈는지 잠시 돌아보려 한다. 


1. 관광이 목적은 아니다.

퇴사 후 휴식을 하고 싶었다. 그냥 집에서 멍을 때리고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잠시 벗어나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그리고 지난 내 기억들을 글로 남기는 작업을 하려 했다. 그래서 관광을 하러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큰 관광지는 거의 가지를 않았다. 사람을 가장 많이 마주친 곳은 한라산 등산코스였다. 


2. 책을 읽고 글을 쓰다.

여기서의 일상은 아침에 일어나 11시쯤 점심을 먹으러 나간다. 그 후에 카페에 가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이전에 나는 카페에서 2시간을 넘기는 적이 거의 없었지만 2시간은 기본이 되었다. 많게는 4시간도 있어봤다.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을 많이 해야 하기에 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어떤 날은 하루에 대부분을 책을 읽었다. 예전보다는 독서량도 많이 늘었다.


3.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다.

글을 쓰는 시간과 종종 바닷가를 따라 산책을 하는 동안 사색에 빠진다. 그러면서 지난날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한다. 정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눈 앞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실천해야 할 것들을 고민해본다. 


제주도에 와서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은 생각을 할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오롯이 나를 본다. 회사 생활을 할 때에는 바쁜 생활을 하다 보니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만들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흔들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있다. 다음 주에는 친구들이 올 예정이라 현재 쓰고 있는 글은 마무리 짓고 즐기는 시간도 가질까 한다. 


무언가 만들러 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살아갈 방향은 어느 정도 잡고 싶다. 그리고 훗날 제주도에서의 시간을 떠올렸을 때, 즐겁고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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