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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Jun 20. 2021

가해자들

밑줄을 긋다#21




- 제목 : 가해자들

- 저자 : 종소현

- 책 소개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 서른한 번째 소설선. 2008년 「양장 제본서 전기」로 등단한 이후 치밀한 구성과 밀도 높은 문장 안에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낸 작가의 이번 신작은 2020년 『현대문학』 1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어느 날부터 아파트 1112호에 사는 여자에게 들려오는 소음, 항의하듯 끊임없이 울려대는 위층 집 인터폰 소리, 응징을 위한 소음이 불러온 아래층과의 갈등, 결국 소음 전쟁이 되어버린 아파트 단지……. ‘층간소음’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고통을 내밀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출처 : 알라딘]


- 기억에 남는 한 문장

싸움의 가장 큰 피해자가 성빈이라는 것을 그때는 미처 몰랐다. 여자와 싸우는 동안 나는 성빈이의 존재를 잠시 잊었다. 성빈이의 울음소리는 더 이상 달래야 할 것이 아니라 윗집을 공격하는 좋은 무기일 뿐이었다. 윗집과 내가 만들어내는 소음들은 성빈이를 불편하고 아프게 했다. 그럴수록 성빈이는 더 크게 울었고 나는 그 울음이 윗집을 힘들게 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울음소리가 크게 전달되도록 소파에 올라서서 성빈이를 달랬다. 거울에 비친 그 모습을 우연히 보고 경악을 했다. 눈물범벅이 된 새빨간 성빈이의 얼굴에 대비되는 밝게 웃는 얼굴의 나. 성빈이와 나를 해친 것은 갑자기 나타난 위층 여자가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이었다. 더 망가지기 전에 나는 아무래도 이사를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p. 91



- 감상평

방송에서 추천한 책이라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책은 아주 읽기 쉬웠다. 각각의 입장과 이야기를 하면서 구성되어 있는데 술술 읽혀갔다. 난 아파트에서 살아본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서 층간소음에 대한 문제를 크게 공감하고 있지는 못했다. 하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 종종 일어나는 이슈들을 보며 어떨까 궁금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이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느끼게 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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