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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Jul 12. 2021

#담금질과 벼름질

3. 나를 만들어 가는 길, 다시 한 걸음을 내딛다

장인은 수많은 담금질과 벼름질로 쇠를 도구로 만들어낸다. 쇠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고온의 용광로에 집어넣었다가 꺼내어 갑자기 물이나 기름 등에 급격하게 냉각시키는 담금질을 하고 나면 온도의 차이 때문에 쇠는 일그러지게 되는데 이때 다시 골고루 펴주는 벼름질을 통해 쇠는 도구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은 간단한 것이 아니다. 고온의 작업 환경 속에서 수천수만 번의 고된 작업을 통해야만 가능하다. 물론 장인들도 이 과정을 한 번에 터득하지 못했으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도구를 완성했다. 그리고 작업을 여러 번 한다고 좋은 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과정 중에는 이물질이 들어가기 때문에 반쯤 용해하여 다시 정련 작업을 하고 뽑아낸 쇠를 두드리고 접어서 다시 두드리는 작업을 한다. 이렇게 하면 강한 충격에도 부러지지 않는 튼튼한 쇠가 도구로 만들어진다. 


사람도 수많은 담금질과 벼름질을 통해 튼튼하고 성숙한 사람이 된다. 뜨거운 온도의 용광로와 차가운 물속을 오가면서 점점 단단해지고, 일그러진 상태에서 두들겨지고 접히고 다시 두들겨지는 과정을 통해 그 사람의 형태가 만들어지게 된다. 누군가는 그 과정을 버티지 못해 망가지기도 하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과정을 견뎌내서 훌륭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이런 고된 시기를 겪어보지 않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아마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할 때 불쑥 다시 찾아올 것이다. 지금까지 몇 번의 담금질과 벼름질을 내가 거쳤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앞으로 찾아올 수천수만 번의 담금질과 벼름질을 잘 버텨보려 한다. 더 단단한 내가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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