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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Dec 13. 2019

사직서를 꺼낼 D-day를 고민한다.

퇴사 준비생의 일기 #6

면접 결과와 상관없이 나는 퇴사할 것이다. D-day를 2020.01.14(화)로 잡고 있었다. 하지만, 굳이 그날이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언제가 나을지 생각하는 이유를 나열해 보았다. 그리고 그 항목마다 경중을 체크하여 결정하는데 참고하려고 한다. 


2019.12.17(화)

1. 16일에 면접을 진행한다. 그 회사의 후기를 보니 면접의 분위기는 좋다고 한다. 현재 재직 중이기에 사직 일자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 (중)

2. 12/17에 사직서를 내면 한 달 뒤가 1/17. 설 연휴 1주일 전이다. 교통체증에 덜 시달리고 가족을 만나러 갈 수 있다. (하)

3. 1주일 준비하고 설 연휴를 보낸 후 2월에는 제주도에 갈 수 있다. (중)

4. 제주도에서 한 달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면 3월이니 취업시즌과 맞을 수 있다. (상)

5. 내가 대충 예상했던 것보다 어느 정도 퇴직금이 더 나온다. 물론, 1/10에 받을 인센티브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크지는 않다. (상)

6. 더 이상은 내 정신건강을 더 피폐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돈보다 건강이 더 중요하다. (상)


2020.01.14(화)

1. 인센티브를 받고 바로 다음인 1/13에 사직서를 내면 왠지 면담한다고 잡힐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저녁에 운동가는 게 불편하다. (하)

2. 지금까지 분기말에 퇴사를 한 사람들의 경우를 보면 인센티브가 평소에 받았던 것보다 삭감되었다. 내 예상은 최대 100만 원 정도 삭감이다. (중)

3. 최근 연말에는 위로금(?)을 주었다.(대신 인센티브를 줄였다.) 근속에 비례하니 100만 원을 예상한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 안 좋아서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하)

4. 사직서를 제출하면 당장 나가라고는 못하겠지만 1월 말에 나가라고 할 것 같다는 예상을 했다. 물론 반대로는 2월 말까지도 될 수 있다. (하)


아침 출근길에 문득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한 순간의 감정이 아닐까 하는 고민에 차분히 생각해보고 싶었다. ‘상’을 3점, ‘중’을 2점 그리고 ‘하’를 1점으로 계산해본다.

- 2019.12.17(화) : 상(3), 중(2), 하(1) → 14점

- 2020.01.14(화) : 상(0), 중(1), 하(3) → 5점

이렇게 나름 정리를 하고 보니 마음은 다음 주로 기울어진다. 7:3 이상의 마음이다.

최종 결정은 다음 주 월요일 면접을 보고 할까 한다.


오늘, 하루 중 위의 고민을 가장 많이 했었다. 그러면서 내가 가장 마음이 쓰였던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소탐대실이 되지 않아야 한다.’였다. 1월을 생각했던 가장 큰 이유는 ‘돈’이었다. 쉽게 끊지 못하는 월급이라는 마약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보려는 생각이었다. 근데 인센티브는 많이 줄지 않을 수도 있다. 임원들의 판단이기에 알 수 없다. 그리고 위로금은 애초에 없던 것일 수 있다. 어쩌면 원래 더 나오지도 않을 부분을 기대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조금 더 받겠다고 취업이 한창이 될 시기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두 번째는 내 정신건강이 피폐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두통이 생긴다. 대부분 그 요소는 회사에서 생긴다. 어차피 퇴사를 마음먹었는데 더 참아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이 더 중요할까? 이미 난 알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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