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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terrace May 26. 2017

여행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05. 한 달 살기 짐 꾸리는 노하우



여행 짐을 꾸릴 때 즉흥적으로 싸면 항상 빠뜨리는 것이 생긴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내가 항상 쓰는 방법은 벽에 백지를 붙여놓는 것이다. 

아이 물건, 엄마 물건, 먹을 것, 안전, 놀이 관련 등으로 카테고리만 분류해놓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을 메모하고 최종에 그것을 정리해서 프린트하고, 체크해가며 싸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해도 빼놓는 게 생기지만, 결정적인 것은 빠뜨리지는 않게 된다. 





여행은 짐 쌀 때가 가장 행복한 법인데 이번엔 그렇지 않다. 


한 달 살기의 분량이 너무 막연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차에 실어서 보낼 것이기 때문에 뺄까 말까 한 항목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는 것이다. 


리스트에 근거해 짐을 챙기되,
항목별로 나누어 챙기고, 분류해서 박싱 하는 게 편하다. 


마지막으로 주인집에 숙소에 구비되지 않은 물품을 최종 확인하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짐 챙기기에 관한 카페글을 링크해주시기도 하고, 다른 손님 블로그를 링크해주시기도 해서 참고하며 리스트에 추가하였다.



<한달살기 짐 리스트 쓰는 방법>  벽에 종이를 붙여놓고, 생각날 때마다 써 놓는다.




[한 달 살기 짐 싸는 방법]


우선은 카테고리를 분류한다.

나의 경우는 아이 물건, 엄마 물건, 먹을 것 관련, 안전 관련, 놀이 관련, 기타로 분류했다. 

자세한 것은 여행 짐 리스트를 참고하면 될 것 같고, 몇 가지 팁을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아이의 성향과 한달살이 목표를 고려하여 짐을 싸라.


다겸이의 경우, 식습관개선과 미디어 해방이 목표였기 때문에 아이 식사를 챙기기 위한 식단표를 인쇄하였고, 미디어를 대신한 놀거리로 그리기와 만들기 준비물을 추가했다. 은 가급적 대여해서 읽으려고 5권만 챙겼다. 또한 비 오는 날 무리해서 나가지 않고 집 마당에서 놀기 위해 우비와 우산을 챙겼다. 아직 신분증이 없는 아이를 위해 등본이나 건강보험증도 필수이다. 


(2) 일상생활에서 필요했던 물건을 놓치지 마라.


'여행'이며 동시에 한 달이라는 긴 '생활'이기 때문에 여행 짐만 쌌다가는 전전긍긍할 일이 생기게 된다. 기본적으로 옷과 화장품 등은 잘 챙기지만, 공인인증서나 OTP 등 은행업무를 위한 용품은 놓치기 쉽다는 말이다. 나의 경우, 사진 촬영과 기록을 위해 여러 보조기구를 추가적으로 챙겼고 아이가 잠들었을 때 음악을 들으려면 이어폰이 필요하다. 엄마의 여행 목표를 고려하여 나만의 리스트를 작성해보라. 


(3) 소모되는 먹거리는 처음 며칠 쓸 분량만 챙겨라.


아무리 차에 싣는다지만 무리한 양을 실을 필요는 없다. 처음 며칠 쓸 정도의 분량만 챙기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조달하면 된다. 제대로 챙겨간다고 하지만 막상 가면 또 살 거리가 발생한다. 그러다 보면 소모품을 사용해도, 돌아갈 짐은 출발할 때의 1.5배가 된다. 쓰고 버리고 올 물건, 사게 되면 이중으로 큰돈이 들어 아까운 물건 등은 웬만하면 현지에서 사면된다. 


며칠 쓸 정도의 조미료는 약병(아이 약국 가면 2개씩 받아 넘쳐나는 약병을 씻어 건조)에 담아 마스킹테이프를 붙여 이름을 쓰고 큰 락앤락 박스에 모아 담으니 쏟아질 염려도 없고 좋다. 소형보관용기와 비닐팩, 지퍼백 등도 유용하다.


(4) 항목별로 지퍼백에 담아 패키징하라.


짐을 다 싸도 분류하지 않고 담으면 숙소에 가서 정리하는데 또 시간이 든다. 놀거리, 바다외출용, 구급약 등을 지퍼백에 패키징하고, 박스에 부엌짐, 외출짐, 방짐 등 분류별로 담으면 흐트러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숙소에 와서 정리하기도 편하다.      

  

<한달 살기 짐 꾸리는 노하우>  항목별로 지퍼에 담아 패키징하면, 짐 정리 할 때도 편리하다.


(5) 남들이 필요하다고 내게도 필요항목은 아니다.


짐을 쌀 때는 내가 필요한 물건을 싸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빼놓지 않으려고 남의 짐 리스트를 참고하는 것은 좋지만, 참고하다보면 의외로 없어도 되는 물건까지 넣게 되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제주살이 블로그나 제주살이 책을 보면서 이건 꼭 필요해 라는 물건을 챙겨봤지만, 나는 그것을 제주살이 한 달 내내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는 물건도 있다. 

이를테면, 휴대용과도가 있으면 휴식할 때 과일 깎아먹거나 말들 풀 뜯어줄 때 요긴하게 쓰인다는 말을 듣고 챙겼는데, 지내보니 나랑 아이는 평소에 밖에서 과일을 깎아먹을 일이 없을뿐더러 풀을 뜯을 때는 칼이 아니라 손이 먼저 가는 것이다. 결국 돌아오는 길에 공항 검색대에서 가방에 칼이 있다고 해서 그 존재를 깨닫게 되었다. 

나에게 필요한 물건만 챙기면 짐도 최소화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떠오르는 물건을 그때그때 메모해서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짐을 싸는데 한나절이 넘게 걸렸다. 

워낙 다량이다 보니 오래 걸리기도 했지만, 아이를 돌보며 짐을 챙기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챙겨서 박스에 넣어놓으면 이게 뭐냐고 다시 꺼내서 흐트러 놓는다.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티비를 틀어주고 짐을 쌌다.



퇴근한 남편이 가출하는 거냐고 놀란 마음을 농담조로 묻는다. 

차에 싣는 일은 남편에게 맡기고 아이를 재우다 같이 잠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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