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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terrace Jul 17. 2017

아이와의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

14. <기저귀 차고 제주 한 달> 8일 차

                             




제주에 와서 처음으로 아이보다 일찍 일어났다.


이른 시간 비행기를 타야 한다던가, 출제 마감일인데 채 마치지 못했다던가 하는 등의 특별한 일이 아니면 7시 이전 기상은 내게 없었던 일과이다. 특히나 아이를 낳고 난 후부터 늘 잠이 부족해 늦잠을 자는 것이 습관이던 나에게 실로 오랜만에 맞이한 새벽이다.


오랜 기간 동안 여행을 하면 어제 일과 그제 일이 헷갈리기도 해서, 사진과 글들을 그때그때 정리하지 않으면 모든 게 뒤죽박죽 된다.


밖은 고요하고, 평화로우며, 빠른 속도로 조도를 높이며 아침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8시가 되자 어김없이 일어나서는 울며 문을 열고 나온다. 집에서 꽤 늦게까지 깊은 잠을 잘 때면 방문을 열고 씨익 웃으며, '울지 않고 나온 것'을 자랑하는 아이인데, 아무래도 집보다 밝다 보니 조금은 더 일찍 깨었고 옆에 엄마가 없으니 일단 울어보는 듯하다.


책을 몇 권 읽어주고 아침 준비를 했다. 어제 같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식탁 위의 먹을 것을 죄다 정리해두었기 때문에 아이는 배가 고프다며 밥을 달라한다. 내가 원하던 반응이다.


오늘은 ‘제주 마 축제’에 가기로 한터라 조금 서둘러서 출발을 해야 한다. 아침은 간단히 주먹밥과 계란국으로 해결했다. 오늘은 식욕이 돋는지 빵도 달란다. 퍼시픽랜드에 갔을 때 사온 카스테라와 우유를 내주었더니 금세 먹어치운다.



밥을 먹고는 마당에 나가 조용하다. 아이들은 너무 조용하면 십중팔구 무언가 거사를 기획 중인 거다. 조용히 이름을 불렀더니 미안할 정도로 기겁을 하고 놀랜다. 두꺼비집을 만든다며 잔디 위에 뿌려져 있는 흙 속에 손을 집어넣고 잔뜩 젖은 흙을 만지며 엄청 집중하고 있던 모양이다.


젖은 흙은 잘 털어지지도 않는데. 얼른 씻겨서 나가려고 손을 잡고 끄니 온통 흙발에 현관 앞 데크가 난리도 아니다. 빗자루를 가져와 비질을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자기가 하신단다. 조급한 내 마음은 알 턱이 없다.



그래서 그동안 외출할 짐이라고 챙기려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오랜 시간 또 조용하다. 문 앞에 가보니 '흙을 데크에 뿌리고, 다시 빗자루로 쓸고'를 반복 중인 거다. 끄응.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해야 맞는 걸까, 스스로에게 병 주고 약 주고 한다고 해야 맞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솔선수범하게 할 일을 찾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해야 맞는 걸까 모르겠다.


아무튼 그랬더니 11시다.

분명히 일찍 가려고 서둘러 준비한다고 했는데 나가는 시간은 평소와 다를 바 없다. 그래도 멀지 않은 곳이라 다행이라며 출발했는데, 갑자기 우산을 두고 온 게 생각나서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아이 눈에 졸음이 가득하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일정보다 앞서 고려해야 할 것은
'아이의 컨디션'이다.


아이한테 물었지만, 아이는 말을 보러 가겠다고 했다. 눈이 반쯤은 감겨있는데 말이다. 그래도 축제라 혹여나 주차할 곳이 없을까 싶어서 우선은 가보기로 했다. 출발한 지 3분도 안 되어 아이는 잠이 들었다.




가는 길 산속 마을 2차선 도로이다. 차들도 거의 없고 양 옆으로 농가와 나무들이 늘어서있어 운전하는 내 마음도 조금은 편안했다. 물론 가끔씩 나타나는 차가 바짝 뒤를 쫓을 때도 있기만 그럴 때는 비상등을 켜고 잠깐 옆으로 비켜서면 알아서 추월해 지나가고 또다시 나의 평화로운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숲길 드라이빙이 끝나고 다시 일반도로와 접하자마자 왼쪽에 보이는 레츠런파크.


레츠런파크는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경마장이다.

여기에서 1년에 한 번 제주 마 축제가 열린다. 운 좋게도 한달살이 하는 기간에 열려 나에게도 가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각종 체험(만들기, 승마), 플리마켓, 사생대회, 참여 이벤트, 콘서트, 유명 셰프 초청 요리 시연, 말춤 경연대회, 푸드트럭, 시식행사, 제주마산업 전시회, 사회적기업 제품 판매 및 홍보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입장은 성인 1인 기준 2천 원인데, 축제기간에는 무료입장이다. 공원 입장시간은 요일마다 다르고, 개장 요일은 계절마다 다르니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입구를 지나면 오른쪽에는 경마장, 왼쪽에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제주에는 타지에서 경험할 수 없는 각종 행사가 연중으로 있으므로, 미리 알아보고 여행기간에 맞춰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우리의 한달살이가 끝나는 10월 21일부터 이틀간 ‘제주 올레 걷기 축제’가 있는데 남편이 오면 이것도 한 번 참가해 보고 싶은데 아이가 허락해 줄지는 잘 모르겠다.


정문을 들어서니 아이들에게 미아방지 팔찌를 착용토록 안내하기에 하나를 받아 챙기고, 행사부스가 많은 곳으로 유모차를 돌렸다. 이미 길게 줄이 늘어선 곳도 있었는데, 다름 아닌 유명 셰프의 말고기 시연이었다. 남편이 있었으면 나도 그 줄에 서서 말고기 맛을 보고 싶었지만, 유모차에 잠든 아이가 있으니 아쉽지만 그냥 포기를 했다.



공원의 곳곳에 여러 가지 조형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놓여있었다. 슈렉, 백설공주, 신데렐라 등 각종 캐릭터도 있었고 말 관련 조형물도 아이들의 시선을 끌게끔 만들어져 있었다. 경마에 관한 부정적인 시선들도 많긴 하지만, 적당히 활용하면 놀이공원 못지않은 우수한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걷다 보니 작은 말들이 트랙을 돌고 있고, 몇몇 아이와 그들 부모들이 줄을 서 있었다. 승마체험장이었다. 아이들 연령에 따라 2개 공간으로 나누어 120센티 미만의 아이들만 탈 수 있는 작은 말과 그 이상의 어린이와 성인 여자가 탈 수 있는 큰 말이 있었다. 체험장의 말들이 쉽게 지칠 수 있어 체격이 있는 성인 남자는 체험할 수 없다 하는데, 이용자가 많은 축제기간 동안에만 해당하는 것인지 매번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줄은 길지 않다. 아이는 자고 있다. 이럴 때 엄마는?


아이를 깨운다.


아이의 컨디션이 중요하다고 할 때는 언제고 오늘 같은 날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일단은 깨운다. 엄마에게 안긴 아이는 낯선 풍경에 잠시 동안 어리둥절했다. 그래도 눈 앞에 보이는 진짜 말들이 신기했는지 울지 않고 잘 기다렸다.


드디어 겸이 차례. 승마 전에는 잠이 완전히 깨지 않아 멍한 얼굴이었지만, 승마 후에는 온 얼굴이 함박웃음이다. 깨우기를 잘 했다.

 



옆으로 자리를 옮기니 먹이주기 체험존이 있었다. 당근 꼬치 6개에 1천 원. 어떤 책에서 아이들에게 말을 보여주러 갈 때는 당근을 챙기라고 했는데 준비성 부족한 엄마는 오니까 생각이 난다. 그래도 수익금은 중증장애인들을 위해서 쓰인다니 기분 좋게 샀다.

“엄마, 말들이 고맙다고 해요?”

라고 물으며 말에게 당근을 내미는 아이. 


이제 이 곳에 완벽하게 적응한 듯 보였다.





부스마다 아이들은 위한 각종 체험행사가 있는데, 주로 관공서에서 주관하는 것은 무료체험이고, 플리마켓 쪽은 유료체험이었다. 우리는 마패 만들기, 에코백 색칠하기, 말 타투 새기기 등 무료 행사에 참여했다. 말 쿠션 만들기 부스에서는 기본 5천 원부터 체험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있었는데 아이가 어려서 참여는 못했지만, 좀 더 크면 해볼 만한 다른 체험들도 많이 있었다.




큰 아이나 작은 아니나 모두 좋아하는 비눗방울 날리기도 보여서 가봤는데, 의외로 3천 원의 유료체험이어서 아이에게 직접 사줄 것을 약속하고 돌아섰다. 군것질로 제주햄에서 만든 소시지빵을 먹고, 유기농 귤피잼도 시식하고 결국 사버렸다.





카페에서 알게 된 쏠이맘이란 분도 마침 오늘 이 곳에 오셨다고 해서 같이 점심을 하기로 했다.

친정어머니와 세돌이 되어가는 쏠이와 함께 제주여행 중이시다. 아이가 있는터라 식음료부스에서 해결하기는 어렵고, 경마장 건물 내 식당을 이용했다. 건물을 들어서는 순간 마권을 사기 위해 줄 서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내심 깜짝 놀랐다. 모두들 지하철역 무가지(無價紙)만 한 정보지를 구겨들고 진지하고 심각한 얼굴들로 한 곳을 보고 있었다.


‘푸드명가’라는 한식당이 하나 있어서 거기로 들어갔다. 이 곳에도 티비화면에 나오는 경주와 각종 안내를 보며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에 비해 눈에 띄는 유모차 손님. 바로 쏠이맘 일행이다. 초면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했다. 음식 값은 시중에 비해 절대적으로 저렴하고(시내에서는 미역국 하나에 1만 원 하는데, 여기선 갈비탕이 7천 원. 계절메뉴이지만 김치찌개는 5천 원.), 내 입맛엔 맛도 괜찮았다. 이 외에도 돈까스나 중식이 가능한 식당도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밥을 먹고 우리도 경마를 구경했다. 단승, 연승 등 문외한들에겐 복잡하고 어려운 용어들 때문에 마권 구매는 하지 못했지만, 경주하는 말들을 보는 재미와 그에 반응하는 고수들의 함성소리를 듣는 것도 흥미진진했다. 



비 온 후라 안개도 짙고 날도 엄청 후텁지근했다. 한 경기가 끝나고 나면 다음 경기를 하는데 약 30분 정도 기다려야 하기에 우리는 경마트랙 안쪽의 공원(해피랜드)으로 이동했다.


8개월 형인 쏠이는 가는 내내 우리 겸이를 정성껏 챙겼다. 쏠이는 겸이처럼 외동인데 사촌동생이 생긴 후부터 동생이라면 사명감을 가지고 챙긴다고 하니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기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는 형이 손을 잡으니 체포된 느낌인지 자꾸 뿌리치는데 쏠이에게 내가 괜히 미안해졌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가 시키면 또 좋아서 한다. “겸아, 형아 손 잡고 걸어 가.”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겸이가 그 손을 꼭 부여잡고 걸어간다. 아이들이 걷는 뒷모습은 언제 봐도 귀엽다.

 



해피랜드는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서 이동할 수 있는데, 버려질 수 있는 트랙 안 공간을 공원으로 꾸며서 각종 조형물이나 놀이기구를 설치해 놓은 것은 참 좋은 생각인 것 같다. 황금색 유니콘, 마차, 출발 라인에 선 경주마들, 얼룩말 등등 귀엽고 재미있는 조형물들이 많았고, 그 가운데 초대형 트램펄린이 설치되어 있었다. 알고 보니 신장 100센티 이상의 아이들만 놀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특별히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어쩐지 큰 아이들이 뛰어다는데 겸이나 쏠이는 그 파동에 넘어지기 일쑤여서 혹시나 충돌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되었지만, 무사히 잘 놀았다. 축제기간 외에는 주말에만 운영한다고 한다.


 



공원에 와서도 줄곧 겸이를 챙기는 쏠이를 보고 제 외할머니가 말씀하신다.


“저 어린것도 자기보다 조금 어린아이를 보면 저렇게 걱정돼서 쫓아다니고 잔소리하는데, 어른들은 어떻겠냐. 어른들 잔소리 귀찮아하지 마라. 당연한 거다.”


잔소리는 결과적으로 듣기 싫은 것이지, 사실 잘 따지고 보면 걱정스러운 마음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친정엄마의 지나친 우려를 귀찮아하는 것과 시엄마의 별 뜻 없는 말씀을 가끔 무겁고 왜곡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과연 나 하나뿐 일까. 


겁 없는 아이는 지침도 없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올라타고, 엄마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곁에서 따라다니느라 체력이 슬슬 한계가 왔다. 마지막으로 입구에서 나눠 준 행운권 추첨 행사를 끝으로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고 정문에서 헤어졌다.





이제 집으로 가야 하는데 안개가 너무 심하다.

걱정되는 것은 단 하나. 바로 운전이었다. 안개등, 비상등, 하이빔(일명 쌍라이트) 별별 용어가 다 떠오르고 이에 남편에게 전화했지만, 별반 소득은 없었다. 아무튼 아이의 조용하고 편안한 탑승을 위하여 빨대에 전구가 붙어있는 소다음료를 하나 사서 손에 들려주고는 출발했다. 우려했던 것보다 시야는 잘 보였고 무사히 귀가했다. 낮잠을 못 잔 아아는 차 안에서 잠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는 내내 “엄마가 모기로 변신해요. 찡~ 얍! 얼른 빨간 약(음료수) 무서워,라고 해요. 이제 다시 엄마로 변신해요.”를 수십 번 반복하면서 집에 왔다.

 


트램펄린 위에서 뛰어 논 터라 손발이 새까맸다. 우선 간단히 씻기고 났더니 또 책을 읽어달란다. 몇 권을 읽어주고 남편에게 전화를 하고 나니 아이는 의외로 배가 고프다고 했다. 그래서 부스에서 사 온 말고기 떡갈비를 데워 계란후라이와 함께 주었더니 잘 먹는다. 말고기란 말에 조금은 망설여졌지만, 나도 먹어보니 맛은 일품. 숟가락으로 자를 때는 꽤 질겨보였는데 막상 입에 넣고 씹어보니 보통의 떡갈비보다는 약간 쫀득한 느낌으로 잘 부서졌다.

 



이제 목욕타임. 비 온 후 후텁지근한 날씨에 땀을 엄청 흘렸기에 나도 같이 목욕을 했다. 배가 볼록했던 아이는 목욕 중에 서서 응까를 했고, 그걸 치우고 변기를 내리는데

“내가! 내가!!! (물 내려감) 내가 응까안녕 하려고 했는데에.... 엉엉. 엄마가 했어요. 엉엉.”

졸린 거다. 항상 아이가 하던 일을 급한 마음에 얼른 해버렸더니 속도 상했겠지만. 욕실을 나와서 로션을 바르고 옷을 입히고 북스탠드를 켜고 잘 채비를 했다. 오늘은 피곤해서 나도 같이 잠들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루 종일 잠을 참은 아이는 그 대가로 엄청 흥분된 상태로 하루를 보냈고, 그 각성이 자기 전까지도 이어져 과연 잠이 들기는 할까 우려했지만, 책 몇 권을 읽고 노래 몇 곡을 부르고 마지막으로 허밍 몇 번을 하니 이내 잠들었다. 나도 그대로 잠들었다.   


행사가 있어 가기는 했지만, 제주에 산다면 평소에도 와보고 싶은 곳이었다. 2천 원만 내면 내부에 있는 각종 시설과 체험(승마, 포토존, 레이스, 트로이목마, 관광마차 등)을 즐길 수 있으니 아이도 즐겁고, 엄마 아빠는 경마와 골프로 즐거울 수 있으니 말이다. 날씨가 좀 더 맑았더라면 좋았겠지만, 주5일제 근로자가 아닌 경우 일요일에 더 사람이 몰린다니 어쨌든 오늘 오기를 참 잘했다.


차에서 유모차 내리는 것조차 한 번도 내 손으로 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오늘이 어느 때보다 육체적으로 남편의 도움이 필요한 날이기도 했다.


남편! 잘 있지? 고마웠어. 그동안.       






Epilogue

쌀이 떨어져 가 길래, 어젯밤 야심차게 애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모두 신봉하는 그곳에서 미사일배송을 시켰다. 미사일 배송인데 오늘 오겠지 싶어 배송 조회를 해보니 3일 후 도착 예정이란다.
이게 무슨 미사일배송?

중간에 주말과 개천절이 있는 연휴가 있지만, 그래도 하루 뒤가 아니라 나흘 뒤라니 육지에서는 일요일 배송도 해주는 미사일배송에 익숙해지다 보니 깜짝 놀랐다. 여기 오기 전에 분명히 제주에서도 하루 만에 미사일배송이 되었다고 좋아하는 블로그 글을 본 적이 있다. 그걸 믿고 부피 큰 소모품들은 와서 배송을 시키려고 두고 왔는데 잘못된 선택이었다. 상담원에게 제주 및 도서산간 일부 지역에서는 미사일 배송이 안 되고 일반 택배에 위탁해서 배송하는 시스템이란 설명을 들었다. 미사일 배송이라 당연히 하루 배송인 줄 알고, 배송 예정일을 주의 깊게 보지 않은 내 탓이 제일 크지만 미사일배송 마크가 같이 뜨니 오해할 만도 하지 않을까.

어쨌든 타 택배에 비해서 추가 배송료가 붙지 않는 것은 좋지만, 제주에서의 삶이 감수해야 할 항목 중에 미사일배송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게 리얼 제주. 적당히 불편하기에, 편안한 잠깐의 순간이 그리도 행복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오늘의 가계부}
제주햄소시지빵 3천 원
유기농 귤피잼 1.5만 원
말먹이(당근꼬치6개) 1천 원
말고기 떡갈비(2개) 2천 원
전구소다음료 4.5천 원         



Today's meal

-조식: 계란국 +후리카케 주먹밥 +카스테라 +우유

-중식: 갈비탕  

-석식: 말고기 떡갈비 +계란후라이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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