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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Jun 18. 2021

원래 상장도, 상장폐지도 거래소 마음대로라지만...

[IT진맥]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상장은 더 신중하게 해야
상장폐지 사유도 더 자세히 '성의'를 보여줬으면...



#애초에 '룰' 없던 가상자산 시장

#'환골탈태' 위해 필요한 솎아내기라지만...

#더 '성의'를 보여줄 수는 없었나요?


최근 업비트를 비롯한 주요 거래소들이 상당수의 가상자산들을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거래 지원 중단을 공지하는 등 이른바 가상자산 '솎아내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거래 지원 중단 통보를 받았다는 프로젝트 측에서 반발하기도 하고, 거래 지원 중단 공지로 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도 심합니다. 


거래소들이 이같은 행보에 나선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부가 가상자산 투자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는 9월 시행되는 개정 '특정금융거래정보의 이용 및 보고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맞춰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가상자산들 정리에 나섰다는 것이죠.

그래픽=디미닛


실제로 특금법 내용을 살펴보면 거래소들은 정부에 가상자산 취급 목록도 제출해야 합니다. 또 취급목록에 변경이 발생하면 변경사항도 신고해야 합니다. 정부가 가상자산 투자 시장을 제대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만큼, 거래소들도 정부의 보폭에 발을 맞추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입니다.


상폐는 거래소 마음대로? 상장도 거래소 마음대로였다


이같은 거래소들의 행보에 프로젝트와 투자자들의 비난이 거셉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가상자산은 원래 이런 '고위험' 투자였습니다. 정부도 수차례 위험하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었죠. 언제든 상장될 수 있고, 언제든 상장폐지 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습니다.


사실, 상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상장 기준은 모호합니다. 거래소들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건을 갖추면 무조건 상장한다는 기준이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상장도 마음대로 했는데, 상장폐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겁니다. 


일부 거래소들이 자신들이 발행한 가상자산을 자기 거래소에 상장해서 유통하기도 했습니다.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자신들이 투자한 가상자산을 상장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이제, 그런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기준을 제시하고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 가상자산을 솎아내는 거래소. 그동안 왜 제대로 안하고 이제와서 제대로 하냐고, 왜 예전에는 문제가 있는 가상자산을 그냥 상장시켜줬느냐고 비난하고 싶지만, 사실 그동안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을 지울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법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수년간, 정부에게 기준을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겁니다.)


투자자들은 '건실한' 가상자산 찾아 나서야


자,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라도 건실한 가상자산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그동안 내가 투자한 가상자산이 어떤 가상자산인지 제대로 알고 투자하셨나요? 혹시라도 그렇지 않다면, 이제라도 '백서'라는 것을 제대로 들여다 보셔야 합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주식시장과 다릅니다. 주식시장은 중요한 사안이 발생하면 공시라도 하죠. 가상자산 시장은 공시 의무도 없습니다. 그나마 '쟁글'이라는 서비스가 공시를 해주긴 하지만, 사실 이 공시가 100% 사실인지 믿기도 어렵습니다. 왜? 그런 의무가 없으니까요. 


그래픽=디미닛


그래도 몇가지 팁이 있겠죠. 개인적으로는 글로벌 여러 거래소에 많이 상장돼 있는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권합니다. 글로벌 유동성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 지원이 중단되더라도 가격이 급락할 여지가 적습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시가총액이 높은 가상자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가상자산 투자는 '고위험' 투자입니다. 하루에도 수십배 가격이 뛰기도 하지만, 단숨에 그만큼, 아니 그 이상 가격이 하락하기도 합니다. 국내 거래소에만 상장돼 있는 가상자산은 그 위험이 더욱 크다는 것, 그리고 투자에 따른 모든 책임은 당연히 투자한 사람이 진다는 것. 잊으시면 안됩니다.


거래소도 나몰라라 하면 안돼


그럼에도 거래소들의 지금과 같은 행보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상장할때는 '우수한 프로젝트'라고 치켜세우더니, 이제와서 문제가 있으니 상장을 폐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곱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처음부터 상장을 더 신중하게 했더라면, 이런 혼란은 오지 않았을수도 있습니다. 100번 양보해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다고 칩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일방통행식 상장폐지 통보는 많이 아쉽습니다.


업비트의 거래지원 종료 정책 /사진=업비트


상장폐지도 납득할 수 있는 방식이 있을텐데요. 지금처럼 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상장폐지 통보를 받은 프로젝트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거래소의 통보가 일방적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업비트는 25종의 가상자산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며 25종 모두 동일하게 '1)팀 역량 및 사업 2) 정보 공개 및 커뮤니케이션 3) 기술 역량 4) 글로벌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내부 기준에 미달하여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라고 공지했습니다.


투자자나 프로젝트 입장에서는 하나마나 한 얘기로 보이지 않을까요? 최소한 상장폐지 사유를 이용자들에게, 또 프로젝트들에게 더 자세히 설명하는 '성의'는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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