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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6개월 16일

by Teddy Kim

지난주에 아이가 처음으로 감기에 걸렸다.

들은풍월로 아이 몸의 이상은 열로 감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콧물에 비해 열은 없어 무난히 넘어가길 내심 바라고 있었다.

근데 주말 제주여행 여파도 있고 잠도 푹 자지 못해서였는지 여행 다녀오자마자 밤에 열이 38.5도까지 치솟더니 중이염에 걸렸다.


아이가 아프기 전에도 여러 번 생각했던 부분이지만 과연 아이가 얼마나 아플 때 해열제를 먹여야 하고 얼마큼 아팠을 때 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이 컸다.

작은 발열이나 칭얼거림에도 호들갑 떨며 병원에 가거나 약에 의존하고 싶지는 않았고 아이는 크면서 아팠다 나았다를 반복하며 면역이 생긴다고 믿고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밤새 열이 나기 시작했을 때도 해열제 먹이기를 많이 망설였었고 아침에 열이 지속됐는데도 병원 가기가 솔직히 많이 꺼려졌었다.


그러다 오전에 이모님이 출근하시고 약을 먹이기 전에 병원에서 증상을 확인하는 게 좋겠다는 충고를 듣고는 그제야 가까운 동네 소아과로 향했다.

그리고 중이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내는 어쩌면 내가 미온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 다소 불안해 보이거나 불만일지도 모르겠다.

병원에 다녀와서도 연신 빨리 병원에 오길 잘했다며 몇 차례 이야기를 꺼낸다.

나도 속으론 다행이다 싶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기조는 바꾸고 싶지 않고 여전히 빨리 병원에 가서 다행이라는 생각보다는 또 아프면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를 먼저 고민해보게 된다.


저녁에 두어 시간 격하게 칭얼거리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발열에 아이가 둔감해하는 것 같고 그나마도 아내가 오고 나서는 칭얼거림이 그쳤다.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긴 했지만 대체적으론 아이가 통증에 잘 견뎌주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편 아픈데도 잘 내색을 하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하고 아프기도 했다.


아픈 아이에게 최대한 신경을 많이 써줘야 하는 게 옳겠지만 약과 병원에 대한 고민은 너무 내 중심적인 고민인 걸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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