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7개월 18일
만두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감기로 두 번 아팠던 것 말고는, 엉덩이에 불 잠깐 냈던 것 말고는 만두는 잔병치례가 많지 않았다.
심지어 한번 걸리면 계속 중이염이 된다는 두 번째 감기는 콧물만 흘리고 마무리됐다.
먹이면 안 되는 상추를 치발기로 써서 잠깐 반점 불긋해졌던 건 에피소드에 불과했다.
아이는 제법 패턴도 잡혀가고 있는 것 같다.
잠도 잘 자는 편이라 공갈 젖꼭지를 물려주어야 하긴 해도 저녁 9시에서 10시 사이면 잠들고 오전 8시 근처면 기상한다.
음식 투정도 잘 하지 않고 다양한 이유식에도 잘 적응해주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무사히 이유식 세끼 도전에도 성공했다.
배변도 정상 패턴 안에 있는 것 같다.
나이 든 분들에겐 낯 가림이 조금 있어도 전체적으론 무난하다.
이모, 삼촌들이 많이 놀러 오면 신나 하고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도 즐거워한다.
비행기도 잘 타고 시끄러운 곳도 잘 가고 졸리면 칭얼거리긴 해도 장소 상관하지 않고 잘 잠든다.
감기 걸린 오빠, 언니들을 일부로 멀리하는 일이 없어도 다음날 역시 컨디션이 나빠지지 않는다.
만두 200일 넘게 동안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바르게 키우는 것인지 마음속으로는 생각이 많았지만 아이에게는 저마다의 특성과 특징이 있다고 믿어왔다.
그래서 그 특성과 특징은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패턴화 시키는 것이 아닌 아이의 성향에 맞게 패턴화 되도록 기다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이를 방치하거나 방관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부모는 아이에게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그 기회를 즐기는 아이의 모습을 관찰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면 된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왔을 뿐이다.
그리고 육아의 스트레스는 부모도 크기 때문에 부모가 하고 싶은 것들도 일부로 참지는 말자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겠다 싶은 것들은 아이가 그것들을 함께 해줄 수 있을지 우선 확인하는 것 정도로 살짝 이기심을 부려봤고 나머지는 전적으로 아이의 반응에 맡기고 따랐다.
그리고 다행히 아이는 그런 부모의 좋아하는 것들을 잘 따라주었다.
얼마 전 모 커뮤니티는 약을 먹이지 않고 자연으로 아이를 키우는 주제를 놓고 심하게 아픈 아이에게 제 때에 조치를 취해주지 않아 문제가 된 글이 올라왔었다.
글을 보고 참 어의도 없었고 화도 났었는데 자연스럽게 키우겠다는 빌미로 무관심하겠다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아이를 유도하겠다는 것은 안될 말이다.
부모야 자기 몸 가눌 수 있으니 아픔을 나아가는 방향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만 아이는 아직 면역 체계가 완벽하지 않고 장기도 불완전하지 않은가!
난 너무 해주는 것만큼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에게 항상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그 관심이 꼭 무언가를 정의하고 해주라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버리는 노력은 오히려 불균형을 이루기 쉽고 너무 한쪽이 참으면 결국 엇나가기 쉬울 테니 말이다.
결국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흐를 때 관계는 지속되고 행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무엇을 맞춰주어야 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미 타고난 것은 어른과 아이가 없다고 믿고 있다.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어느 만큼까지 신경 쓰고 조치를 취해주어야 할지 부모마다 아마도 생각이 분분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아이에게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하되 억지로 내 시간을 희생하여 아이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지는 말아야겠다 것이었다.
너무 부모가 아이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희생하면 그건 부모도 힘들고 아마 아이도 원치 않는 방향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7개월 동안 나는 만두에게 무언가를 인위적으로 해주고 아이의 패턴을 정형화시키려고 노력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잠도 아이가 자고 싶은 시간에 잘 잠들 수 있도록 언제 졸린지를 유심히 관찰했지 억지로 재우거나 시간 등을 지키려 노력하지 않았고 먹는 것도 잘 먹으면 먹는 대로 안 먹으면 먹기 싫은 대로 입맛을 존중해주려 노력했다.
아픈 것도 열이 나지만 아이의 컨디션이 괜찮아 보이면 더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지만 조심했을 뿐이고 약을 먹이고 병원을 가는 것에는 신중했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는 즉시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7개월을 기다리니 지금의 아이 패턴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모든 아이가 기다려만 준다고 자신의 본성과 관계없이 무난하게 자라주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아이는 예민해서 부모가 더 신경 써야 할 수도 있고 어떤 아이는 너무 먹지 않아 밥 주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나도 만약 그런 상황을 접했다면 어떻게 해야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를 놓고 끊임없이 다른 방향을 제시하며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부모의 걱정보다 아이는 잘 커준다는 것이다.
부모가 올바른 관심만 있다면 그 방법이 다소 서툴거나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아이가 잘 커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혹시 아이의 육아 방향에 대해 고민하거나 주변에서 완벽하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모습이 부럽기만 한 분들이 계시다면 아이는 잘 자라줄 것이라 믿고 육아에 관심만 올바로 가지고 있어도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