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을 차지하는 둥근 테이블은 너무 작아 외장 마우스로 노트북을 하기에 불편하다.
1시간에 한 번씩 갱신해야 하는 와이파이 네트워크가 번거롭다.
커피 맛이 너무 쓰고 탄 맛만 유독 강해졌다.
전기 콘센트 사용이 편한 좌석이 생각보다 제한적이다.
이런 이유들로 언젠가부터 골드카드까지 갖고 있던 내가 스타벅스를 다니지 않게 됐었다.
물론 명색이 카페 사장씩 되어서 더 맛있는 내 커피를 두고 프랜차이즈 커피를 먹는 건 입맛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제주도 서귀포 시골 끝자락, 유동인구도 별로 많지 않아 보이는 곳에 어느 날인가 떡하니 DT를 포함한 스타벅스가 생겼다. 모슬포 스타벅스는 동네에서 걸어오기에는 막혀있는 외벽으로 동네 접근성도 매우 떨어지고 가끔 지나치며 볼 수 있는 주차장엔 차량도 많아 보이지 않았다. 그냥 딱 보기에도 전국에서 가장 장사가 안 되는 스타벅스인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는데 도대체 이런 곳에는 스타벅스가 왜 생겼고 실제 손님은 얼마나 있는지가 궁금하기도 해서 카페 휴일, 오랜만에 손세차도 맡길 겸 모슬포에 와 손세차를 맡기고 10여분을 걸어 굳이 오랜만의 스타벅스행을 택했다.
앞쪽보다 뒤쪽 공간의 주차장이 좀 더 있고 한낮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그래도 손님은 좀 있었다. 1층 뷰는 도로가 보이는 주유소 뷰였는데 2층에 오르니 그래도 한눈에 한라산과 산방산이 보이는 뷰도 있고 옹기종기 모슬포 동네 건물들이 보이는 로컬뷰도 있다. 너무 붐비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조용히 와 눈치 보지 않고 시간 보내기 나쁘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역시나 내 눈에는 이전엔 보지 못했던 몇 가지 단점만이 눈에 더 들어올 뿐이었다.
멤버십 카드를 두고 온 덕분에 오랜만에 앱 휴면계정을 부활시키고 이용하려 하니 휴면계정을 풀기 위해 10여 번 넘게 본인확인을 하게 된 것부터 일단 답답함이 몰려왔다. 토스 보인확인은 잘 동작도 되지 않았고 스타벅스 페이지 자체에서의 본인 확인은 진행 중에 통화라도 받을라 치면 계속 초기화가 되어 버렸다.
그래 이런 점이야 오랜만에 오는 나 같은 사람에 한정된 극소수의 불편함일 수 있겠으나
자주 오지 않으니 지불은 등록한 신용카드로 하되 앱을 이용하니 포인트나 도장 등을 찍고 싶었는데 그건 또 멤버십 카드로 충전을 해 결제를 해야 하는데 그 단위가 최소 1만 원 수준이라 충전하고 오늘의 커피 한 잔을 마시면 나머지 돈은 잠자는 휴면머니가 돼버려 그냥 신용 카드로 결제했다. 왜 연동이 안되게 해 놨는지 궁금했는데 주문한 메뉴를 내 닉네임으로 불러주는 것을 보면 연동이 어려운 일만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일부로 불편을 만들어 추가 이용을 강제하는 것이었던 거지.
모슬포 스타벅스에 한하지만 주문은 1층에서 하고 이용도 1층에서 할 수 있는 게 굳이 화장실은 2층만 있어 음료 주문 후 기다리는 동안은 오줌보가 먼저 터질지도 모르는 걱정을 해야 했다.
2층은 별다른 서비스바가 없어 냅킨 등을 가지러 가려면 다시 1층을 다녀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벤티 사이즈 음료를 주문하니 깊이보다 너비가 훨씬 커 보이는 머그잔에 커피를 담아주는데 가득 든 음료 상태로 마시기엔 흘리기 딱 좋아 보인다.
역시나 커피는 쓰고 탄 맛이 유독 강해 스타벅스의 특징이라기보다 저기 프랜차이즈와 맛을 비교해 보게 됐다.
이런 연유로 왜 여기 생뚱맞게 스타벅스가 생긴 건가 확인하고 난 나는 앞으로 더 이상은 여기 오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만 더 갖고 매장을 떠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