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도 담백식빵
밥의 종류는 나라마다 다르다. 밥을 먹는다고 하면 우리는 쌀밥을 생각한다. 어느 식당이나 메인 요리가 맛있어도 밥이 맛없으면 별로인 식당으로 기억에 남는다. 아무 맛도 나지 않는 것 같은데, 맛이 없으면 확 티가 난다. 단순히 고슬밥인지 지른밥인지 찰진밥인지를 떠나서 맛있는지 없는지 단번에 알아차린다. 매일 먹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맛이 강하지 않아서 미세함까지 느껴지는 음식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게 하나 더 있다. 식빵. 이 빵에는 이름이 없다. 식빵이다. 먹는 빵. Bread로 적혀있는 곳들이 대부분이고, White pan bread로 표기된 곳도 있다. 그랑 라루스 요리백과에서는 ‘속살이 촘촘하고 흰색이며 껍질이 거의 없다시피 얇은 것이 특징인 덩어리 빵으로 슬라이스한 단면이 정사각형 또는 원형이다’라고 설명하고 있고, ‘Pain de mie’로 표기하고 있다. 뭐라고 분류하고 표기하든 우리에게 이 빵은 식빵이다. 버터가 많이 들어간 리치식빵과 브리오슈를 헷갈릴 때도 있지만, 매일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으면 식빵이다. 밥과 같이 맛이 강하지 않아서 미세하게 느껴지는 고소함과 쫀쫀한 식감으로 맛있는 식빵을 구별한다. 이유는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어도 단번에 맛있는 빵을 알아본다.
식빵만을 먹는 경우가 없어서 맛있는 식빵에 대한 욕구가 없었다. 햄, 치즈, 양배추를 얹고 그 위에 케첩과 설탕을 뿌려먹는 출근길 토스트. 구운 식빵 위에 설탕만 뿌려 먹는 설탕식빵. 잼만 발라서 반으로 접어 대충 입에 넣는 쨈식빵. 언제나 식빵은 무엇인가와 함께 먹게 된다. 가끔 흰쌀밥만 먹고 싶을 때가 찾아오듯이 식빵만 먹고 싶은 날은 없지만, 어쩔 수 없이 식빵만 먹게 되는 날이 있다. 그럴 때마다 퍽퍽함에 우유가 그리워진다. 언제나 실패다. 케첩이나 설탕, 잼에 가려졌던 민낯이 드러난다. 프랜차이즈나 베이커리를 찾아다녀 보았지만, 언제나 실패였다. 식빵은 그렇게 내게 홀로서기가 안 되는 빵이었다.
그러다 구독하고 있던 어느 잡지에서 밀도 셰프의 인터뷰를 읽었다. 식빵에 대한 애정 가득한 설명과 어떻게 식빵을 만드는지 2장에 걸쳐 나와 있었는데, 그 2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꺼저가던 식빵에 대한 관심이 살아났다. 당시에는 다른 곳에 지점이 없고 서울숲 건너편에만 있었다. 잡지를 내려놓고 서울숲으로 산책을 나섰다. 서울숲을 가로질러 신호등에서 대기하면서 건너편을 보니 횡단보도 끝에 일본에서나 볼 법한 흰 타일과 작은 창문이 있는 아기자기한 밀도가 보였다. 스무 명 남짓 사람들이 바짝 붙어서 서있었다. 나는 줄을 서야 하면 다음으로 미루는 습관이 있다. 너무 배고프면 그 옆이나 근처 비슷한 곳을 찾아 들어간다.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핸드폰으로 다른 빵집을 찾기 시작했다.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도 않았는데, 고소한 빵 냄새에 고개가 들렸다. 줄 서있는 사람들 뒤 유리창 너머로 선반 위에 올려진 네모난 식빵들과 하얀 유니폼을 입고 열심히 빵을 만드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날 처음으로 줄을 섰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내 차례가 왔다. 매장 안은 작은 방 같았다. 손님이 있는 공간은 4명이 서있기에 비좁았고, 그래서 2팀만 들어간다고 했다. 빵의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선반 위 가득 들어찬 2종류의 식빵만으로도 맛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물론 스콘, 잼, 작은 빵들도 있었지만, 매장 안에는 그 빵들만 눈에 들어왔다.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 담백식빵과 리치식빵을 각각 2 봉지씩 샀다. 비닐봉지를 열어놓고 가져가야 빵이 숨을 쉬어 살아있는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말에 다시 신호등을 건너나 서울숲 공원 한적한 벤치에서 식빵을 뜯어먹었다.
웰시코기의 토실토실한 엉덩이처럼 위로 봉긋하게 튀어나온 담백식빵은 외형이 주는 기대 그대로 담백하면서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었다. 그날은 처음 줄을 서서 음식을 기다리고 처음으로 아무것도 없이 식빵만 맛있게 먹은 날이었다. <별 것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에서 레이먼드 카버가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빵 굽는 냄새와 그 한 입이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싶었다. 책을 읽으며 상상한 맛 그 이상이었다. 그 후로 나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이 식빵을 자주 먹는다. 강렬한 맛이 나는 빵을 먹은 다음에는 더욱.
밀도의 담백식빵은 무지방 우유과 유기농 밀가루로 만든 우유식빵으로 담백하고 쫄깃한 밀도의 대표 식빵이다. 웰시코기의 상징과도 같은 토실토실한 엉덩이,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토끼 엉덩이를 보는 듯 2개의 동그란 지붕이 도톰하게 양쪽으로 올라와있다. 담백식빵은 하루나 이틀 안에 먹는 게 가장 좋다. 그럴 수 없다면 한번 먹을 만큼으로 자른 다음 지퍼백에 넣어 냉동 보관하면 좋다. 먹기 3~4시간 전에 냉동실에서 꺼내 두었다가 먹기 직전 달군 팬에 1~2분 정도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주면 좋다. 더 좋은 방법은 죽은 빵도 살린다는 발뮤다 더 토스터에서 식빵 코스로 돌리는 것이다. 이 빵은 냉동실에 들어갔다 나와도 여전히 죽지 않고 살아있다. 그래서 살릴 필요도 없다.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갓 지은 쌀밥처럼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다.
밀도 담백식빵
가격: ₩6,200
밀도 (Mealdo)
식빵이 맛있는 온도, 그래서 밀가루(meal)+온도/습도(do)를 의미하는 Mealdo를 브랜드명으로 내세운다. 대표 메뉴인 식빵 모양을 한 M과 온도/습도를 뜻하는 기호를 조합한 로고는 담백한 밀도의 식빵을 떠오르게 한다. 식빵, 스콘, 잼, 러스크 등 다양한 빵을 먹어볼 수 있다.
밀도 담백식빵 http://www.mealdo.co.kr/product/detail.html?product_no=17&cate_no=24&display_group=1
밀도 홈페이지 http://www.meald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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