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란한 질문에 대답하는 기술
첫째 아이는 나에게 바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곧잘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들이다.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뭐야? (나는 '제일'이라는 말이 어렵다.)
"수학은 왜 공부해야 해? "(응~ 그냥 해!)
"엄마는 내가 좋아? 엄마 혼자 있는 게 좋아?" (앗!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로군!)
끄라비 첫날 아침에도 녀석은 나에게 질문은 던졌다.
"엄마는 여행이 왜 좋아?"
"글쎄..."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줄곧 여행을 해 왔지만 여행이 왜 좋은지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냥 여행 좋았다.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이유를 떠올리기 어려운 것처럼. 아들의 질문에 천천히 대답해 주고 싶었다. 말로 하는 대답이 아니라 이번 여행을 함께하며 대답을 보여주고 싶었다. 왜 여행이 좋은지
끄라비 타운에서 우리가 이틀 동안 머무는 숙소는 아담한 규모의 숙소였다. 이 숙소를 선택한 이유는 시설도 깔끔하고 가격도 착한 데다가 수영장까지 있어서였다. 아이들과 함께 남쪽 나라를 여행할 때는 수영장은 필수조건이었다. '그러니까 오늘은 하루 종일 수영이나 해볼까?'
장기 여행의 최대 장점이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것.
작은 수영장에는 한두 명의 서양인 여행객들이 해를 즐기고 있었다. 오전 시간이라 해는 수영장의 반만 들어와 있었고 수영장 물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하지만 아이들은 금세 물온도에 적응했고 내가 생각하는 수영이 아닌 아슬아슬한 물장난을 하기 시작했다. 대체로 아이들은 내 예상을 뛰어넘는다. 아니다. 내 예상이 빗나간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확할 것 같다. 고요했던 수영장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생기가 넘치는 아이들에게 내가 주로 하는 말은 “뛰지 마! “, ”살살 좀 해! “ ”그만해~! “였다. ‘머나먼 남쪽 나라 태국까지 와서 나는 잔소리를 하고 있어야 하는가?’ 현타가 오는 순간이 있었지만, 다시 아이들끼리 깔깔 거리는 모습을 보면 나도 따라 저절로 미소 짓고 있었다. 엄마 미소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게 아닐 텐데 여하튼 감정의 변화가 롤러코스터급이다. 수영장 선베드에 누워 여유롭게 책이나 읽어볼까 했는데 책이 눈에 들어 올리가 없었다. 아이들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럴 바엔 나도 아이들과 함께 물에서 놀자!’ 수영장 물속으로 첨벙 뛰어들었다. ‘그래~ 이 맛이지!‘
내가 함께 수영을 하니 더 이상 잔소리는 필요 없었다. 아이들은 잔소리하는 엄마가 아니라 같이 놀아주는 엄마가 필요한 거였다. 안다. 알고 있다. 단지 아는 것과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뿐이다.라고만 해두자!
우리는 배고플 때까지 수영을 하고 점심을 먹고 또 수영장에서 놀았다. 하루 종일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할 수 있는 것. 여행이 좋은 이유 백만 가지 중에 하나이다.
“엄마는 여행을 하면 진짜 나를 만나는 기분이 들어. 그래서 엄마는 여행이 좋아. 내가 나랑 친해지는 것 같거든. “
https://maps.app.goo.gl/mzqx8JRzM1GhCCv57?g_st=ic
메모. 끄라비에서 해보고 싶은 일
끄라비타운(야시장)
아오낭비치에서 하루종일 놀기
라일레이 동굴레스토랑 가보기
라일레이 해변에서 스노클링 하기
프라낭 동굴해변 가기
홍섬 투어 하기
호랑이 동굴 사원 가기
정글투어(에메랄드풀, 블루풀, 핫스프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