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진 나를 통제하기
나는 현재 취미라고 말할 수 있는 두 가지 활동이 있다. 독서와 운동이 그것들이다. 그리고 앞으로 추가될지도 모르는 취미도 두 가지 있다. 글 쓰기와 피아노가 그것들이다.
지난 몇 년간, 독서와 운동이라는 취미만으로도 내 하루는 꽤 풍족해왔다. 새벽에 일어나서 하는 독서와 퇴근 후 하는 운동, 씻고 잠들기 전까지 하는 독서로 나는 나를 가다듬고 가꾸어 왔다. 또한, 이 행위들로 나에게 쌓이는 모든 스트레스를 분출했다. 육체적, 정신적 자극을 통해 스스로를 맑게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신이 정돈되어 있지 않고, 온전히 내 삶에 집중하지 못하는 그런 혼란스러운 상태가 꽤 지속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내가 꽤 힘든 상태인 거 같다고.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으려 했으나, 눈을 감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니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됐다.
마음이 많이 지쳤나보다. 근 4~5년을 돌이켜보면, 정말 치열하게 살아 왔다. 내 삶을 정말 주체적으로 이끌어서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찬란한 인생을 위해 노력했다. 그간 내 치열한 삶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내가 가진 삶에 대한 의지는 그때의 나로부터 나왔다.
스스로를 강철과 같이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사실은 조금 여린 부분도 있나보다. 이런 약화된 내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심신을 정화할 수 있는 색다른 자극제를 찾고자 했다.
그것이 바로 글 쓰기와 피아노다. 글을 씀으로써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분출해내는 이 느낌, 피아노를 치면서 옛날 그 철없던 시절의 내 모습으로 잠깐 돌아가면서, 노스탤직한 감상에 빠져 순수해지는 이 느낌이 내 심신을 맑게 해준다.
잘 쓰고 잘 치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 행위들로 인해 위안을 얻는다. 나는 스스로를 진단해 새로운 취미를 갖는 것을 추천했고, 글 쓰기와 피아노라는 처방을 내렸다. 취미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또한 흐트러진 나를 가다듬는 과정으로써의 내가 부여한 주체적 행위들이다.
약해진 나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과 동시에 철저히 통제해나간다. 약해진 나에게 향하는 스스로의 부정적 시선을 지우고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대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인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