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실패는 과정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

마쓰이에 마사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by 책 읽는 호랭이


나는 이따금 투철하고 정직한 장인 정신을 지닌 인물을 만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오랜 시간 공고히 쌓아 올린 어떤 태도와 세계를 마주할 때 경탄에 가까운 감정이 일어난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건축가 무라이 슌스케는 내게 그런 인물로 다가왔다.



이 작품은 이제 막 설계사무소에 입사한 주인공 도라가 무라이와 만나며, 무라이 사무소 팀이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을 그린다. 주인공의 시선에서 이 소설은 성장소설로 읽히지만, 사무소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한여름의 합숙 속에서 혼을 불태우는 탐미주의적 기록이 된다. 이 작품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완성된 건축이 아니라, 완성을 향해 달려가던 사람들의 시간 속에 있다.


그들이 마지막 프로젝트를 위해 머문 여름 합숙소에서의 정열과 집중, 그리고 장인 정신은 마침내 설계 경합의 패배로 인해 더욱 짙은 의미를 얻는다. 만약 그들이 경합에서 승리해 실제 건축물이 탄생했다면, 합숙에서의 열정과 혼은 결과물 속에 포섭되었을 것이다. 여름의 과정은 하나의 성공담으로 정리되고, 그 시간은 완공된 건물이라는 목적지로 흡수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패배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 여름은 끝나지 않고 남는다. 물질적 결과가 존재하지 않기에, 그곳에서 불태웠던 다수의 열정과 치열한 과정이 기억 속에서 더욱 또렷하게 보존된다. 실패는 사라짐이 아니라, 과정이 하나의 흔적으로 남는 방식이다.



결국 경합에서의 패배는 그들의 삶에 어두운 종결이 아니라, 과정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며 각 인물을 더 깊게 조명한다. 승리했더라도 그들에게 밝은 미래가 있었을 것임은 짐작할 수 있지만, 그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있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실패 앞에서 반드시 좌절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이 작품은 보여준다. 우리는 흔히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말을 듣는다. 그것은 실패를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사고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바로 그 진실을 서사로 증명한다.



성공은 결과 속에서 심취할 수 있지만, 실패는 과정 속에서 심취할 수 있다. 결과는 하나의 성취로 고정되지만, 과정은 서사를 품는다. 우리는 과정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그 의미는 때로 결과보다 더 아름답고 공고하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마침내 패배했기에, 그들이 영혼을 불태웠던 한여름의 시간을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었던 소설이다. 완성되지 못했기에 끝나지 않는 계절, 그 여름은 그렇게 오래 그곳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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