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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육 Nov 21. 2021

다시 오지 않을 계절과 같이

 종종 친구에게 "이제 좋은 시간은 다 갔다. 늙고 아플 시간만이 우리 앞에 남았다."라고 말하곤 했다. 명백한 사실이다. 사람은 늙을수록 쉽게 자주 아프고 더 잘 낫지 못하니까. 내가 더욱 나이 먹고 더욱 빈번하게 아픈 만큼 내 주변의 사람들 역시 더욱 나이를 먹고 더 자주 아프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내 마음이 아플 것이다. 결국 나는 나이 들수록 더욱 아플 일만 남은 것이다.

 어머니께서 갑자기 발등에 생긴  때문에 수술을 하셨다. 당장 이번 주말에 내려가겠다는 나의 전화에 어머니는 내가 내려오면 그러지 않으려 해도 신경 쓰고 챙겨줘야 하니 그냥 다음에 오라 하셨다. 자식의 짧은 생각으로는 부모를  헤아릴  없는 것이다. 어머니가 지금 당장 아픈 ,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더 아플 것이라는 사실은 나를 너무 슬프게 한다.  내가 아프게 된다면 어머니를 슬프게   있다는 사실 역시 나를 슬프게 한다. 거스를  없는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으니, 챙긴다고 해서 챙겨지지도 않은 건강을 챙기는  밖에는 없다.

 날이 추워졌다. 겨울의 한창으로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겨울은 끝이 날 것이고 봄이 올 것이다. 다음 계절은 결국 돌아온다. 하지만 내 인생의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저 앞으로만 갈 뿐이다. 겨울이 다시 오지 않는다면, 나는 매일 눈 구경을 가고 눈싸움을 하고 썰매를 타러 가겠지. 삶을 그렇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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