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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Feb 15. 2017

후기 - 반유니




나는 평소에 여행을 많이 다니는 축에 속했다. 가족들이랑 강원도도 되게 많이 갔고 가족들도 되게 어디를 떠나는 걸 좋아해서 쉽게 그리고 편하게 갈 수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여행은 항상 쉬고, 휴식 그런 의미였다. 근데 이번 여름 길 위의 희망 찾기라는 여행을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거기에 지원서를 넣어 합격이 되어 이번 여름방학은 나에게 익숙하지만 새로운 여행을 가게 되었다. 거기서 가족들과의 여행에서 느낄 수 없었던 힘듬 그리고 또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 모험이라고 생각되는 것들도 많이 경험했고, 거기 목적지 중에 성주를 가는 것도 있었는데 성주에 항상 사드가 배치된다고 그래서 되게 논란이 많았던 시기에 갔었다. 항상 뉴스로 거기의 사정이나 상황을 봤는데 직접 보니까 훨씬 더 많은 의견이 있고 찬성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적힌 종이, 사드 배치 반대에 대한 탄원서 등등을 볼 수 있었고 훨씬 더 강하게 투쟁중이고 노력하는 중이였다. 이런 걸 봐서 뉴스나 그런 걸로 보는 것보다 진짜 직접 한 번 내가 느끼는게 더 와닿고 의미가 크다는 걸 거기서 많이 배웠다.

 


그래서 이번 해통도 나에게 되게 느끼는게 컸으면 좋겠고 물론 의미가 없다고 해도 즐겁게 다녀오자 이런 마인드로 갔는데 진짜 가서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키니웨이 마을의 분위기 진짜 한 마을에 산다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고 우리나라는 진짜 아파트에 심지어 같은 동에 살고 바로 옆 집에 살면서도 이름도, 인사도 안 하는 분위기인데 거기는 그냥 문 열고 나가면 다 아는 사람이고 심지어 마을에 돌아가신 분을 위해 마을 사람들 전체가 물을 적게 쓰는 그런 것도 되게 좋게 보였다. 그리고 나는 외국에서 호스트 프로그램을 한 적이 진짜 없고 이번이 처음인데 진짜 거기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잠시나마 거기 집에서 내 방도 생기고 내가 놀아줄 동생도 생겼고 그리고 나의 필리핀 이름도 생겨서 정말 기분이 좋았고 진짜 내 가족이 생긴 것 같아서 설렜고 기뻤다. 맨 처음에 거기가 지나의 집인 줄 알고 진짜 너무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길래 이건 무슨 대가족인가... 싶었고 꼬맹이들도 있는데 걔네의 엄마가 다 다르고 지나의 어머니는 안 보여서 이건 뭐지 싶었는데 지나가 공부를 위해 원래 집이 멀어서 거기서 살고 있다는 걸 듣고 되게 놀라웠다. 나같으면 진짜 외로워서 슬플 것 같았는데 지나는 꽤 씩씩하고 마음은 외롭겠지만 잘 버티고 있었다. 버틴다라는 표현보단 잘 지내고 있었다가 맞을 것 같다. 그래서 지나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얘기도 많이 나누고 싶었는데 호스트 생활을 뒤늦게 했었고 (학교의 규정상) 지나가 아파서 많은 얘기는 나누지 못한 것 같아서 굉장히 슬펐다.

 

해통을 위해 준비기간이 너무 길어서 진짜 가기도 전에 이미 해통 다 끝난 기분이라는 말을 많이 뱉었는데 진짜 그거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라 좋았고 거기의 밤하늘, 핸드폰을 놓고 그냥 지내는 순간들, 거울을 보면서 내 얼굴을 가꾸는 시간을 줄이고 거기에 별들을 보고 한국에서 귀찮아서 보지 못 했던 일출을 보는 것도 그냥 매순간이 행복했고 거기서는 사소한 것들도 굉장히 벅차고 뜻깊게 다가왔다. 그리고 다른 마을로 이동하면서 트레킹을 하는데 정말 힘들고 지쳤지만 그래도 내가 이걸 끝냈다는 성취감이 좋았고 매순간이 진짜 벅찼다. 문화교류도 되게 뜻깊었고 다른 문화도 보고 우리의 문화도 교류하는 그런 분위기가 좋았다.

 해통이 우리가 마지막이라는 거에 굉장히 아쉽고 해통을 가기 뭐 금전적인 이유도 있으니까 당연히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을 했고 자유학기제가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해통을 갔다오고 나서 국내에서 느끼는 것보다 해외에서 다가오는 배움이 더 크게 느껴졌고, 우리나라와는 다른 곳에서 생활하고 또 거기에 나를 물들여 가는 과정이 되게 좋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좀 더 이우도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험을 생각하는 것도 맞지만 위험만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제한되어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자동차도, 비행기도 아무것도 탈 수 없고 할 수 없다.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더 느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해통이 만약에 없어진다고 해도 해통의 의미를 잘 이어갔으면 좋겠고, 또 해통이 부활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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