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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Aug 11. 2020

카카오톡의 그 조카를 만나러 갑니다

오늘은 두 개의 일정을 치르며 보냈다.


우선 어썸 스쿨로부터 새로운 교육지원 사업 프로그램 강사를 제안받아 2시간가량 연수를 받았다.

<청소년 체인지 메이커> 프로그램이었다.

새로 강사로 함께하게 된 두 분만 난 온라인으로 그 두 분은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교육을 받았다.


어썸 스쿨 하이 챌린지 스쿨 내용 일부


그동안 어썸 스쿨에서 기업가 정신 교육, 트렌드 교육, 하이원 퓨처 프러너 프로그램 교육, 그리고 이번 하이 챌린지 교육까지  총 4종류의 교육을 받고 두 프로그램을 수행했는데 이 프로그램의 내용이 가장 좋았다. 그 이유는 그동안 기업가 정신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에서 '창직'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빠져 있었는데 오히려 기업가 정신 프로그램 명이 없는 이 프로그램 안에는 구체적인 '창직'과 관련된 프로그램 내용이 있었다.


온오프라인 교육이라 교육 강사님 외에 다른 두 분과는 화면에서 손짓을 하며 인사를 나눈 게 (내가 나이가 좀 많다는 것이 이런 장면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두 분은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데 촌스럽게도 나는 화상 화면에 대고 꾸벅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전부였지만 긍정적이고 활기차고 열정적인 어린 분들과의 만남은 늘 기분이 좋다.


나를 배려해서 교육 강사님은 목에서 피가 나올 듯한 타이트함으로 두 시간 안에 교육을 끝냈다.


그리고 점심을 차려먹고, 그동안 카톡에서 바쁘게 만나왔던 조카를 만나러 홍성으로 내려갔다.




참 오랜만에 햇볕이 드는 풍경이 너무나도 낯설었지만 참 오랜만에 집 밖을 이동하면서도 뽀송뽀송한 발의 기분 좋은 감촉을 느끼며 두 시간 기차 안에서 여러 가지를 즐겼다.


할머니 집 식탁에 앉아 조카에게 생기부 쓰는 법, 생기부 기재 마감을 위해 해야 하는 것들, 독서활동의 방향성 등을 이야기해주고 모의고사 성적표와 1학년 교과 성적과 교과 세특을 보면서 대학 진학 계획을 세웠다,


형과 형수는 아이들의 대학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다. 고2인데도 학원도 다니지 않고 공부나 성적에 대해 채근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하고 싶은 활동 열심히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잘하며 성적도 중간에서 조금 위이고 학교 생활도 잘 해내는 꽤 괜찮은 아이로 성장을 했다.

화장품을 만들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고, 화학을 좋아하고 그래서 이과를 택했는데 수학을 못하고 사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은 지방의 아이답게(?) 영어도 못한다. ^^


그래도 3점대 후반의 교과성적을 유지할 만큼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화장품을 만들고 싶어서 더 공부를 하고자 대학을 가고 싶어 하는데 우리나라에 화장품학과가 워낙 적고, 잘 갖추어진 학교는 건국대라 지금의 조건으로는 그저 높기만 한 그래서 딱히 대학 진학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궁금함과 불안감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우선 화학과나 화학공학으로 갈 수 있는 지역의 국립대 등의 입결을 보여주고 지금 조건에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설명해주었다. 교과로 가려면, 정시로 가려면, 종합으로 가려면...

그래도 기특한 게 사교육 한번 받지 않고 지금 조건만 유지 혹은 약간의 보완만 해도 충남대나 공주대를 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교과 학원을 다닐 생각도 없고, 다니기도 싫고, 나도 본인의 의지가 없는데 학원을 권하고 싶지는 않아서 주변의 국립대 화학과를 가려면 교과성적과 수능 점수를 어디까지 올려야 하는지 혹은 어느 선까지 유지해야 하는지 이야기해주었다.

그리고 건국대는 힘들지만 동덕여대 화장품 관련학과를 알려주고 입결을 보여주며 한번 도전해보자고 했다.

조카도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늘 내가 중요하게 주장하듯이 학생부 종합전형을 벌써 포기하지 않았으면 해서 크게 전략적으로 학교생활과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 선에서 스스로의 학업역량을 위해서도, 희망하는 전공의 전공적합성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종합전형을 챙겨보자고 했다.


건국대는 이미 포기한 상태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었는지 지금 조건은 조금 힘들지만 동덕여대의 합격 가능성을 높여 가는 제안에 적극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엄청난 제안을 한 것은 아니다.

수행평가 좀 더 신경 쓰고, 수행평가 수준 좀 높이고, 학기 말에 세특이나 비교과 활동 관련해서 생기부 기록 꼼꼼하게 챙기고, 하고 싶은 것과 관련해서 자율동아리 하나 만들고 정도였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있을 때마다 삼촌한테 연락하고, 피드백 꼬박꼬박 해줄 테니 삼촌이 하라는 거 잘하자는 정도였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내일 아침 일정이 있어서 좀 서둘러 나왔다


친조카의 카톡명이 예진 조카인 이유는 이름이 예진인 제자들이 너무 많아서 입니다.



집에 막 도착했는데 예진이에게 이런 카톡이 왔다.


아마 그동안 예진이는 잘 몰라서 그리고 홍성이라는 그리 크지 않은 지방의 도시의 한계를 이야기하는 어른 혹은 어른 교육자들의 다소 비관적인 이야기들에 가고는 싶으나 대학이 두렵고 어렵고 그래서 애써 감추어왔던 것 같다. 지금 조건에서 충남대나 공주대를 가는 건 어렵지 않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이제야 힘을 내게 하는 것 같다.


대치동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사실 조금 위축되어 있었다. 이곳에서는 철저하게 상업적 관점에 아이들의 입시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것을 각오하고 갔지만.


그런데 학생-학부모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면서, 개별적으로 만나며 수시 컨설팅을 하면서, 자소서 지도를 하면서 점차 나만의 이야기를 했고, 교사 때 했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이야기들의 비중을 조금 더 채워나갔고 기업가 정신과 트렌드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학과 선정과 대학 진학의 진단을 했다. 그러다 보니 대치동 어떤 컨설턴트도 하지 않는 나만의 이야기로 점차 좋은 반응들을 이끌어 내며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독자적인 색깔을 내고 있다. (얼마 전 설명회에서는 어느 입시 카페 스텝으로도 활동하는 학부모님께서 대치동 여기저기서 설명회를 듣고 다녔지만 오늘 내용은 정말 감동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시기도 했다. 그리고 설명회를 들은 어느 학부모님이 지인에게 나를 소개시켜주어 지명을 받아 상담하기도 했다)


 대치동 시장에서도 진심의 전략과 그 진심과 경험의 장점이 가장 큰 상업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채워나가고 있다.


그저 우리 조카를 대하는 마음으로 진심과 교사 경력을 통해 갖춘 남다른 전문성을 더해 나와 만나는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바를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듬뿍 넣어 그렇게 살아가면 될 뿐이었다.


최소한 내가 아이들과 학부모님을 만나는 장면에서는 학교와 대치동과 과외를 하는 개인 사무실, 그리고 조카를 만나는 집의 차이는 없다. 




잘 몰라서 불안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을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문의주시면 진심을 담아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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