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를 낳고 몸과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을 무렵, 일주일에 두어 번 친정엄마께 아이를 맡기고 PT를 받으러 다녔다.
임신 이후로 꾸준히 찐 살이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내린 특단의 조치이기도 했고, 집 밖으로 나가 나 자신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기도 했다.
PT 첫날, 땀을 흠뻑 흘리고 나오니 정신이 맑아져 있었고 마음이 뿌듯했다.
‘그래, 이게 사람 사는 거지!’ 하며 이미 날씬해진 양 가볍게 보도블록 아래로 한 발을 내딛는데...
‘어라?’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그대로 넘어졌다.
급격히 밀려오는 당 딸림.
실소를 터뜨리며 ‘점심을 좀 거하게 먹어야겠는데?’하는 생각을 하는 찰나, 트레이너가 챙겨 준 식단표가 떠올랐다.
닭가슴살, 삶은 달걀, 토마토, 양상추, 고구마 등으로 구성된.... 그것.
‘아니, 이게 사람 사는 거야?’
그때부터 진짜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