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아이들과 나의 일상

by 테레사

코로나의 습격과 함께 늘어난 아이들과의 시간. 원격수업, 단축수업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고 있는 두 달짜리 여름방학. 아이들과 함께했던 지난 시간들이 아득하게 느껴지는데.... 어느덧, 아니 벌써! 8월 중순이다. 우리의 2020년은 도둑맞은 게 분명하다. 9월이면 새 학기가 시작되는 큰 아이 덕에 연말도 아닌데 괜스레 연말 비슷한 기분이 들면서 지난날에 대한 후회만 남고....


계획했던 모든 것들은 일상이 정지되면서 흩날리기 시작했다. 그것들을 어떻게 해서든 손에 잡히는 대로 그러모아 책상 서랍에 잘 넣어두고 싶었지만... 이놈의 코로나가 한 달, 두 달 길어지나 싶더니 아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에라 모르겠다.' 심정이 되어 다방면으로 게을러져 버렸다. 그러다가 살이 쪘다. 과소비를 했다. 더 멍청해졌다. 실수가 늘었다. 흡.


어떻게 해서든 혼자만의 시간을 사수하려고 꾀를 부리던 것 마저도 시들해져서 이젠 아이들과 있는 것이 더 즐겁다는 생각도 가. 끔. 든다. 그간 꽤나 커버린 두 아이가 잘 노는 모습이 흐뭇하고, 연초만 해도 말을 잘 못했던 둘째 아이가 이제는 노래를 지어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 피식 웃음이 나다가 가사가 너무 터무니없어서 박장대소를 하기도 하고(진짜 웃긴다. 푸하하).


무엇보다 요즘 큰 아이가 두 손으로 해내는 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뜰리에에서 만들어오는 작품이나 아직 어려워 보이는 레고 블록을 척척 조립해 완성해 내는 것, 내가 봐주지 않아도 혼자 학습지를 붙잡고 연필로 무언갈 쓰는 모습이 그렇다.


큰 아이가 요즘 관심 있어하는 태양계를 모티브로 만든 모빌. 내 마음에 꼭 들어서 아이 허락받고 우리 부부방에 두었다.


코로나와 미세먼지와 긴 장마와 찜통더위.... 그 속에서도 아이들은 여전히 자라나고 어른들은 꾸준히 늙어간다. 그러니까, 이제 좀 정신을 차리고 덜 게을러져야 할 듯한데, 어디부터 재정비를 해야 하나. 내 일상.


큰 아이의 개학을 앞두고 역시나 살짝 설렌다. 그간 꿔 주었던(누구에게?) 내 일상을 좀 돌려받아야 할 때. 이자까지 쳐서.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글쓰기 수업도 나가고, 친구 사업을 돕는 일도 더 늘려야지. 이러다 또 '코로나로 인한 개학 연기' 공지가 내려올 수 있으니, 설레발은 잠시 넣어둬야겠다. 아 진짜, 언제 끝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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