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선유동계곡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에 자리한 선유동계곡은 수백 명이 앉을 수 있는 거대한 흰 바위와 옥빛 계류가 어우러진 비경이다.
tvN 드라마 환혼 촬영지로 알려지며 주목받았지만, 그 매력은 천 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백두대간 대야산 자락에 1.7km가량 펼쳐진 계곡은 오랜 세월 물이 빚어낸 화강암 너럭바위와 짙은 녹음이 어우러져 신선의 풍류를 그대로 전한다.
신라 말 석학 최치원은 이곳 경관에 매료돼 ‘선유구곡’이라 이름 붙이며 아홉 절경을 기록했다. 옥하대, 활청담, 세심대 등 각 곡마다 독특한 풍광을 지녔으며, 곳곳의 바위에는 그의 친필로 전해지는 각자가 남아 있다.
계곡 상류의 학천정과 칠우정은 조선 후기 학문과 항일 정신이 깃든 유서 깊은 정자로,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역사적 울림을 더한다.
실용적인 여행지로서의 장점도 크다. 넓고 무료인 주차장에서 계곡까지 3분이면 닿고, 깨끗한 화장실과 평평한 암반 덕에 돗자리나 그늘막을 펴기 좋다. 취사는 금지되지만 간단한 간식과 음료만으로도 충분히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수심은 얕은 구간부터 허리 높이까지 다양해 가족 단위 물놀이에도 적합하며, 끊임없이 흐르는 물 덕분에 수질은 항상 맑다.
선유동계곡은 자연의 청량함과 함께 학자의 사색, 드라마 속 판타지까지 품은 복합적인 매력을 지닌다. 발을 담그면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옥계수, 선비의 기개가 느껴지는 학천정, 그리고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풍경은 이곳만의 특별한 선물이다.
올여름, 단순한 피서를 넘어 역사와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여행을 찾는다면 문경 선유동계곡이 그 해답이 될 것이다. 천년의 바람과 물소리가 전하는 고요 속에서 몸과 마음을 모두 쉬게 할 진정한 휴식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