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래 해변이 열렸다"썰물 때만 드러나는 비밀동굴

검은 모래와 동굴이 만든 이색 풍경

by telltrip

제주 검멀레해변

Jeju-Geommeolle-Beach-6.webp 우도 / 사진=제주 공식블로그 변재환


제주 우도의 동남쪽 끝, 우도봉 아래 자리한 검멀레해변은 이름부터 특별하다. ‘검멀레’는 ‘검은 모래’를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현무암이 세월에 깎여 만들어낸 이 해변은 하얀 백사장과는 전혀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높이 솟은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싼 풍경은 마치 요새 안에 들어온 듯 웅장하고, 우도 8경 중 제8경으로 손꼽힐 만큼 독특하다.



Jeju-Geommeolle-Beach-1.webp 검멀레해변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이곳의 진짜 매력은 시간에 따라 열리는 비밀의 문에 있다. 썰물 때 해변 끝자락에서는 평소 바닷물에 잠겨 있던 동안경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고래 동굴’이라 불리는 이곳은 전설처럼 신비로우면서도, 내부에 들어서면 작은 음악회가 열릴 만큼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어둠 속에서 입구 너머로 비치는 푸른 하늘과 바다는 한 폭의 그림 같다.



Jeju-Geommeolle-Beach-5.webp 동안경굴 / 사진=제주 공식블로그 변재환


만약 물때를 놓쳤다면, 또 다른 방법이 기다린다. 해변에서 출발하는 보트 투어는 절벽과 동굴을 바다 쪽에서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주상절리처럼 층층이 쌓인 단층과 파도가 빚어낸 기암괴석을 바로 눈앞에서 마주하는 경험은 걸어서 볼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숙련된 선장이 들려주는 우도 8경의 이야기와 함께라면 여행의 재미는 배가된다.



Jeju-Geommeolle-Beach-3.webp 검멀레해변 / 사진=비짓제주


안전하게 동굴을 탐험하려면 물때 확인은 필수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운영하는 ‘바다타임’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성산포 간조 시각을 확인하면, 그 전후 1~2시간이 가장 좋은 탐험 시간이 된다.


계획만 잘 세운다면, 누구나 검멀레해변의 숨겨진 풍경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Jeju-Geommeolle-Beach-4.webp 검멀레해변 / 사진=제주 공식블로그 변재환


검멀레해변은 단순한 해수욕장이 아니라, 걸음과 시간, 시선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입체적인 여행지다.


썰물 때는 동굴 속 신비를, 보트 위에서는 절벽의 장엄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곳. 우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이유를 직접 느껴볼 차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맨발로만 걷는다"… 21년 땀으로 만든 치유 숲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