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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 한 장이 품은 기적”… 움직이는 명상 여행지

한반도 최북단 녹차 군락지

by telltrip
iksan-forest-culture-center-serene-tea-plantation3.webp 익산산림조합 산림문화체험관 모습 / 사진=익산시 공식블로그 김정아

전북 익산 함라산 자락에는 우리가 알던 녹차 지도를 새로 쓰게 만든 특별한 공간이 있다.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이 아닌, 기후와 역사가 빚어낸 생태학적 발견의 현장. 익산산림조합 산림문화체험관은 고요한 사색과 지적인 탐구, 그리고 감성적 힐링을 동시에 선사하는 이색 여행지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북방한계선’으로 알려진 차나무 자생지의 기준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김제 금산사가 북방한계선으로 여겨졌으나, 함라산 차나무 군락은 그보다 약 30km 북쪽에 자리한다.



iksan-forest-culture-center-serene-tea-plantation1.webp 익산산림조합 산림문화체험관 / 사진=익산시 공식블로그 김정아


혹독한 추위를 이겨낸 찻잎은 강인한 생명력과 함께 더욱 진하고 깊은 맛을 품는다. 체험관이 선 이 터전은 본래 금강을 굽어보던 고대 사찰 임해사(臨海寺)의 자리로, 천 년 세월의 흔적과 차밭이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전한다.


체험의 백미는 바로 다도와 제다(製茶) 프로그램이다. 차분히 앉아 찻잎을 우려내며 향과 맛을 음미하는 다도는 일상에 고요한 쉼표를 선물한다.



iksan-forest-culture-center-serene-tea-plantation4.webp 익산산림조합 산림문화체험관 녹차밭 / 사진=익산시 공식블로그 김정아


더 몰입하고 싶다면 찻잎 따기부터 살청, 유념, 건조까지 8시간에 걸쳐 차 한 잔이 완성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제다 체험이 제격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현재에 몰입하는 ‘움직이는 명상’과도 같다.



iksan-forest-culture-center-serene-tea-plantation2.webp 다도 체험 / 사진=여행노트 정은재


이외에도 나무의 온기를 느끼며 작품을 만드는 목공 체험, 숲 해설사와 함께하는 무료 생태 해설 프로그램까지 마련되어 있어 취향에 맞는 힐링을 선택할 수 있다.


체험 후에는 카페 ‘숲속의 쉼터’에서 이곳에서 자란 웅포 녹차를 음미하며 창밖의 차밭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안을 얻는다.



iksan-forest-culture-center-serene-tea-plantation6.webp 익산산림조합 산림문화체험관 의자 포토존 / 사진=익산시 공식블로그 김정아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입장료와 주차료가 무료라는 점도 큰 장점이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지적 호기심과 감성의 갈증을 모두 채우고 싶다면, 익산 함라산의 녹차밭으로 향해보자. 한반도 최북단 차나무 군락에서 만나는 그윽한 차향은 여행의 기억을 오랫동안 풍요롭게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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