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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보다 1.3배 넓다”… 지금 무료인 꽃섬 여행지

남이섬보다 넓은 꽃섬의 비밀

by telltrip
jarasum-namdo-gyeonggi-provincial-garden-autumn-1.webp 자라섬 구절초 / 사진=경기관광 윤영숙



가을이 깊어지자 가평 자라섬은 마치 서리 내린 듯 하얗게 피어난 구절초와 분홍빛 안개 같은 핑크뮬리로 물들었다. 대부분의 꽃축제가 끝나면 텅 빈 들판을 상상하지만, 자라섬은 정반대의 풍경을 보여준다.


인파가 빠져나간 지금, 오히려 자연의 고요와 계절의 깊이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며칠 전 경기도가 자라섬을 공식 ‘공공 정원’으로 지정하면서,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생태와 문화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jarasum-namdo-gyeonggi-provincial-garden-autumn-2.webp 자라섬 가을꽃 / 사진=경기관광 박미연


2025년 10월 15일, 자라섬은 양평 세미원에 이어 ‘경기도 지방정원 제2호’로 등록되었다. 경기도는 자라섬을 “수변 생태환경과 문화 콘텐츠가 결합된 독보적인 정원”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경기북부 정원문화 확산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 밝혔다.


이정수 경기도 정원산업과장은 “자라섬은 단순한 꽃밭이 아닌 생태 교육과 문화의 거점이 될 것”이라 전했다. 오랜 세월 축제와 캠핑의 섬으로 사랑받았던 자라섬이, 이제는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공 정원의 모델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jarasum-namdo-gyeonggi-provincial-garden-autumn-3.webp 자라섬 백일홍 /사진=경기관광 박미연


자라섬은 북한강 위에 떠 있는 총 4개의 섬으로, 그 면적은 약 61만 4,000㎡로 남이섬보다 1.3배 더 크다. 본래 육지였던 이곳은 1943년 청평댐 건설로 수위가 높아지며 섬이 되었고, 자라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현재의 이름이 붙었다.


동도, 서도, 중도, 남도로 나뉘어 있으며, 그중 ‘자라섬 남도’가 바로 가을꽃 정원의 중심지다. 남도의 면적만 해도 11만 4,040㎡에 이르며, 계절마다 다른 꽃들이 피어나는 ‘자연의 캔버스’ 역할을 하고 있다.



jarasum-namdo-gyeonggi-provincial-garden-autumn-4.webp 자라섬 구절초 명소 / 사진=경기관광 윤영숙


지금 자라섬 남도의 주인공은 단연 구절초다. 산책로를 따라 펼쳐진 구절초 군락은 마치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듯한 착각을 주며, 순백의 꽃잎과 노란 꽃술이 어우러져 청초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핑크뮬리는 해 질 녘 햇살을 받아 분홍빛 물결처럼 일렁이며, ‘인생 사진 명소’로 손꼽히는 이유를 증명한다. 여기에 백일홍, 메리골드, 코스모스, 해바라기까지 더해져 11만㎡ 대지 위에서 가을의 대서사시가 완성된다.



jarasum-namdo-gyeonggi-provincial-garden-autumn-5.webp 가평 자라섬 가을 / 사진=경기관광 윤영숙


무엇보다 지금이 자라섬을 찾기 가장 좋은 시기다. 가을꽃 페스타가 끝난 현재,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부교를 건너 약 15~20분 걸으면 장대한 꽃밭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람에 치이지 않고 천천히 걸으며 계절의 향기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순간이다. ‘경기도 제2호 지방정원’으로 새롭게 태어난 자라섬 남도에서, 북한강이 만들어낸 거대한 섬이 전하는 가을의 마지막 선물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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