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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반했다”… 6천그루 붉은 숲길 여행지

6천 그루 메타세쿼이아의 붉은 숲길

by telltrip
daejeon-jangtaesan-forest-metasequoia-autumn-1.webp 장태산자연휴양림 항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을이 깊어질수록 대전의 장태산자연휴양림은 붉은 숲의 절정을 맞이한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6,0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주홍빛으로 타오르는 풍경은 단순한 공원을 넘어 하나의 예술작품을 방불케 한다.


대통령이 직접 산책하며 감탄한 이 숲은 ‘대전 관광명소 12선’ 중 하나로, 입장료와 주차료 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진정한 국민의 휴식처다. 그 속에는 한 사람의 신념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숲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daejeon-jangtaesan-forest-metasequoia-autumn-2.webp 장태산 자연휴양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태산자연휴양림의 역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생을 나무에 바친 독림가 고 임창봉 선생이 1972년부터 황무지였던 이곳에 메타세쿼이아를 비롯한 나무 6,300여 그루를 심기 시작했다.


그의 손끝에서 자라난 숲은 1990년대 초, 국내 최초의 ‘민간 자연휴양림’으로 문을 열며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경제난으로 숲은 경매에 넘어갔고, 대전광역시가 그 가치를 알아보며 2002년 인수했다.


이후 4년간의 복원 작업을 거쳐 2006년, 모든 시민이 찾을 수 있는 오늘의 장태산으로 다시 태어났다.



daejeon-jangtaesan-forest-metasequoia-autumn-3.webp 장태산 자연휴양림 가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이 숲의 대표적인 명소는 ‘숲속 어드벤처’다. 나무의 허리 높이에서 숲을 체험할 수 있는 공중 산책로, 일명 ‘스카이웨이’를 따라 걷다 보면 높이 27미터의 ‘스카이타워’가 모습을 드러낸다.


나선형 경사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6천 그루의 메타세쿼이아 숲이 붉은 융단처럼 펼쳐지고, 멀리 장안저수지와 산그리메가 겹겹이 이어진다. 바람이 흔드는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빛과 소리는, 이곳을 찾은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감동이다.



daejeon-jangtaesan-forest-metasequoia-autumn-4.webp 장태산 자연휴양림 가을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스카이타워의 수직적 장관에 이어, 수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출렁다리’다. 숲의 협곡을 잇는 이 현수교는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여름휴가 중 산책한 코스로 알려지며 명성을 얻었다.


다리 한가운데 서면, 붉게 물든 숲의 심장부가 좌우로 펼쳐지고, 선선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다리를 건너면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놀이터와 평화로운 산책로가 이어져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도 최적의 힐링 코스가 된다.



daejeon-jangtaesan-forest-metasequoia-autumn-7.webp 장태산 자연휴양림 가을 항공샷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상석


장태산자연휴양림은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이며, 420대 규모의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스카이타워와 출렁다리에 가까운 제4, 제5주차장을 이용하면 동선이 편리하다.


단, 가을철에는 오후 6시까지만 개방되며, 동절기에는 오후 5시로 단축된다. 비나 강풍 등 악천후에는 출입이 제한되므로 방문 전 날씨 확인은 필수다.


한 사람의 꿈에서 시작된 장태산의 숲은 이제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가을 명소로 자리 잡았다. 30년의 세월이 빚어낸 붉은 숲길을 걸으며, 일상에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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