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과 설산이 이어지는 사계절 명산
전북 완주와 충남 논산, 금산에 걸쳐 있는 대둔산도립공원은 사계절 내내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명산이다. 특히 가을이 되면 기암괴석 사이로 붉고 노란 단풍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며, ‘호남의 금강산’이라는 별칭이 전혀 아깝지 않다.
완주 방면 코스는 날카로운 절벽과 협곡, 그리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아찔한 시설물들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산악 테마파크를 연상시킨다.
붉게 물든 단풍을 넘어, 구름다리와 철계단을 오르는 스릴 가득한 체험은 대둔산이 주는 독보적인 매력이다.
대둔산 탐방의 시작은 케이블카라 할 수 있다. 대둔산공원길 23의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 10분간 걸으면 케이블카 탑승장이 나타난다.
해발 878m의 마천대까지 한 걸음에 닿는 듯한 이 케이블카는 왕복 16,000원(편도 13,000원)으로 운영되며, 6분 동안 공중에서 펼쳐지는 단풍과 협곡의 풍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가을철 붉은 산자락이 케이블카 아래로 일렁이는 장면은 그야말로 한 폭의 산수화 같다.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에 내리면 대둔산의 거대한 바위군이 눈앞에 펼쳐지고, 본격적인 스릴 체험이 시작된다.
대둔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금강 구름다리는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약 10분 거리다. ‘임금 바위’와 ‘입석대’라는 두 거대한 바위를 잇는 현수교로, 높이 81m, 길이 50m에 달한다.
중앙에 서면 발아래는 아찔한 절벽, 시야 위로는 겹겹이 쌓인 바위 봉우리와 붉은 단풍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붉은 다리와 푸른 하늘, 그리고 회색 암석이 만들어내는 색의 대비는 보는 이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구름다리는 대둔산의 풍경을 수평적으로 가장 넓게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로, 고소공포증이 심하지 않다면 도전할 만한 코스다.
구름다리를 건넌 뒤에는 대둔산 최고의 스릴 코스, 삼선 계단이 기다린다. 경사 51도의 120여 개 철제 계단은 거의 수직으로 세워져 있으며, 손잡이와 발 디딜 곳만 의지해 올라야 한다.
좁은 폭과 가파른 각도 덕분에 그 긴장감은 여느 등산로와 비교할 수 없다. 다만 이 구간은 상행 전용 일방통행로이므로 내려올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비나 강풍, 결빙 시에는 안전을 위해 통제될 수 있으니 날씨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 계단을 완주하면 대둔산의 거친 매력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말할 수 있다.
만약 삼선 계단이 부담스럽다면 구름다리 이후 갈림길에서 마천대 방향 우회로를 선택하면 된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정상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상인 마천대에 오르면 논산과 금산 일대까지 시야가 트이며, 노을 질 무렵 붉게 물든 산의 윤곽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답다.
대둔산도립공원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만 입산이 가능하며,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다. 케이블카는 9시부터 18시까지 운영된다.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룰 때는 물론, 겨울의 설산으로 변한 대둔산 역시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하늘을 걷고 절벽을 오르는 짜릿한 경험, 그 속에서 계절의 감동을 온전히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