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코스모스가 피운 가을의 절정
가을이 깊어질수록 충남의 대지는 제각각의 색으로 물든다. 그중에서도 예산의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압도적인 풍경으로 가을의 정점을 보여주는 곳이다.
청양 길가의 소박한 코스모스가 계절의 시작을 알린다면, 이곳은 그 절정을 완성한다. 단순히 꽃이 피어난 목장이 아니라 40여 년의 목축업 역사를 품은 땅, 그리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충남 예산군 고덕면 상몽2길 231에 자리한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당진과 예산을 잇는 길목에 있어 두 지역을 함께 여행하기 좋은 코스로 손꼽힌다. 약 100만㎡, 무려 30만 평에 달하는 구릉지 전체를 코스모스가 덮은 풍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다.
탁 트인 공간 덕분에 주말에도 한적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으며,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분홍빛 물결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몽골텐트와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어우러진 풍경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인생 사진’ 명소라는 별명이 전혀 과하지 않다.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화려한 풍경 뒤에 깃든 역사에 있다. 1978년 설립된 태신목장은 40여 년간 축산업 발전에 헌신해온 곳으로, 2004년 일반에 개방되며 대한민국 최초의 체험형 목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AGROLAND’라는 이름은 ‘Agriculture(농업)’과 ‘Land(땅)’의 합성어로, 농업의 본질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봄에는 청보리, 여름에는 수레국화, 그리고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대지를 채우며 계절마다 다른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입장료는 대인 10,000원, 소인 7,000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가격을 보고 망설이기도 하지만, 방문객들은 “이 정도면 아깝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코스모스 감상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젖소에게 우유를 주거나 송아지와 교감하며 목장의 일상을 체험하고, 트랙터 열차를 타고 목장 전역을 둘러볼 수도 있다.
하절기에는 오전 9시 또는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운영하며, 입장은 오후 5시 30분까지 가능하다. 무료 주차도 제공되어 여행의 편의성을 더한다.
가을의 끝자락, 예산과 당진 사이의 들판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끝없이 이어진 꽃길을 따라 걷다 보면, 꽃을 밟지 않고도 가을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오후 햇살이 코스모스 잎을 비추는 순간, 이곳이 왜 ‘코스모스 끝판왕’이라 불리는지 실감하게 된다.
더 늦기 전에, 예산 아그로랜드의 분홍빛 파도 속에서 올가을 가장 찬란한 순간을 마주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