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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천수 Aug 26. 2020

조금 늦더라도 나의 길을

여유 있는 삶을 위해

내가 지나온 삶의 길은 곧게 뻗은 큰길만은 아니었다. 많은 골목길을 걷고 돌아서 큰길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렇다고 남들이 가는 다른 모양의 길을 부러워하지는 않았다. 나의 길과 그들의 길이 다른 것은 저마다 바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니까.  모든 길은 각자의 목표와 결정에 달린 것이다. 내겐 나의 길에 의미가 있고, 그들에겐 그들의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내 삶이 아름다웠다고만 이야기할 수 없듯이 그들의 삶 또한 시시해 보일 때도 있다.    


큰길로만 달려가는 사람이 때로는 부럽지만 그 길이 항상 빠르고 편한 길은 아니었다. 나는 내가 가는 길 위에서 작지만 아름다운 추억과 그 곁을 지키는 행복을 만들어 가면 된다. 나는 좁고 험한 골목길을 수없이 많이 돌고 돌아왔지만 지금의 나를 후회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의 삶이 큰길로만 빠르게 간다면 얼마나 단순하고 심심하겠는가? 조금 늦더라도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김하며 천천히 가자. 남들보다 조금 늦게 간다고 삶의 의미가 망가지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토끼와 거북이가 누가 정상에 먼저 오르나 경주를 했지만, 토끼의 목표는 거북이였다. 거북이만 이기면 성공이었다. 그래서 토끼는 쉽게 거북이를 앞서고는 그만 목표를 잃고 잠을 자버렸다. 자신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으로 언제고 다시 일어나 달리면 거북이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거북이의 생각은 달랐다. 거북이의 목표는 토끼가 아니었다. 만일 토끼가 목표였다면 거북이도 토끼처럼 잠을 자버렸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지는 게임이라 생각했을 터니까. 하지만 거북이는 토끼와 경주를 시작할 때부터 목표는 정상이었다. 그래서 토끼를 무시하고 쉬지 않고 달려 정상에 먼저 도착한 것이다.   

 



우리의 삶에 큰길에서 만나는 것은 수없이 많다. 높이 솟은 빌딩과 건물들, 달리는 자동차와 내뿜는 매연과 경적소리, 속도가 느껴지는 경직된 사람들의 발걸음과 손에 든 휴대폰, 형형색색의 수많은 간판 숲이 우리를 숨조차 쉬기 어렵게 한다. 큰길에서 만나는 것들은 추억이 아니라 새로움이다. 큰길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건물과 자동차들은 경쟁이나 하듯 우리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대변해주는 냉정한 환경일 뿐이다.   


그러나 골목길엔 아늑한 정적이 있고 여유로움이 있다. 만나는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따뜻한 정이 남아있다. 골목길에 서 있는 낡은 자전거에는 누군가의 삶이 묻어있고, 문 앞에 내놓은 붉은빛 고무대야에 심어 놓은 갖가지 꽃들은 누군가의 사랑의 향기를 품고 있을 것이다. 반갑지 않은 불청객에게 보내는 메시지인 듯 ‘개조심’이란 문자를 세로로 큼지막하게 써 놓은 녹슨 철제 대문이 추억을 간지럽히며 낯설게 다가온다.     




유년 시절에 골목길은 놀이터였다. 숨바꼭질, 자치기, 구슬치기, 의병 놀이 등 이 골목 저 골목에서 하던 우리들의 놀이는 무궁무진했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며 친구들과 뛰어놀던 그때의 그리움이 안개처럼 희뿌엿게 떠오른다. 그때의 추억을 안고 있으면 정말 여유롭고 자유롭다.    

 

인생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삶의 여유를 가지고 가끔은 골목길로 조금 돌아서 가보자. 오늘 하루에 걸맞은 의미 있는 작은 목표 하나를 세우고, 실행하는 매 순간 즐거움을 느끼며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는 하루를 시작해보자. 목표를 달성하는 것 만이 인생의 목적은 아니지만 목표로 가는 과정 속에 조금 늦더라도 여유 있게 자기의 길을 가다 보면 반드시 행복이 미소 지으며 마중 나올 것이다.

오늘 하루의 작은 목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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