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은 전염된다.
[ 친절하고 후덕한 사람 ]
by 태원우변호사입니다 Oct 12. 2023
오후 4시 문정역에 있는 서울동부지방법원 증인신문 형사재판에 지하철 타고 가는 길에 본 광경이다.
서초역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잠실역까지 가서 8호선으로 환승하여 문정역에서 내려서 7분 정도 걸어가면 서울동부지방법원이다.
지하철 2호선 맨 앞칸 내 옆자리에 앉은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의 오른쪽 신발끈이 풀어졌다.
아이는 신발끈을 다시 매려고 여러 번 시도를 하는데, 잘 안되었다.
몇 좌석 옆에서 모자를 쓰고 책을 읽고 있던 대학생쯤 되어 보이는 후덕해 보이는 언니가 어린아이 앞에 와서 쪼그리고 앉아서
아무 말없이 신발끈을 예쁘게 다시 풀리지 않게 두 겹으로 매어주고 말없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책을 읽는다.
어린아이는 고맙습니다.라는 말도 없다.
나는 그 장면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46년 전 내가 어린 초등학생시절 스포츠센터에 스케이트 타러 갔다가 스케이트 신발끈을 너무 세게 매어서 풀리지 않아서 끙끙거리고 있을 때,
옆에 계시던 어느 후덕한 아주머니가 내 신발끈을 풀어주시려고 여러 번 시도를 하셨지만 잘 안되자
결국 이빨로 물어서 신발끈을 풀어주셨던 기억이 났다.
우연의 일치로 내가 8호선으로 환승해야 하는 잠실역에
세 명 다 내렸다.
환승장소까지 걸어가는 길에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뒷모습 촬영도 초상권 침해가 되는지... 나는 잘 모린다.
오늘 4시 국선재판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20대 청년 피고인에게 나도 친절하고 후덕하고...,
잘 안되면.., 이빨까지 동원하는 끝내주는 변호사가 되어 주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친절은 전염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