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원우변호사입니다 Aug 18. 2024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매년 여름휴가기간에 CLF(Christian Lawyers' Fellowship, 기독법률가회) 전국대회에 참석해 온 지 16년째다.


하나님 나라를 대망하는 기독법률가들 240여 명이 2박 3일 동안 한자리에 모였다.


19개월부터 13세까지의 자녀들 78명을 위한 2박 3일 성경학교 프로그램도 별도로 진행되었다


15년 전, 2009년에는 성적과 진로를 폭풍눈물로 고민하던 20대 청년 로스쿨 학생들이 2024년에는 중견법조인이 되어 배우자와 자녀들을 올망졸망 다 데리고 와서 인사를 한다.


CLF에는 자녀가 3명인 나 같은 아빠는 명함도 못 내민다. 자녀가 4명~5명인 아빠도 많고, 자녀가 7명인 아빠도 있기 때문이다.ㅎㅎ


저출산, 인구소멸을 걱정하는 이 시대에 CLF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10여 년 만에 다시 만나는 후배들도 많다. 정말 반갑다.

모두 다 안아주고 싶었다. 감개무량하고 감사하다.


전국 25개 로스쿨을 다 돌아다니면서 로스쿨 학생들을 사랑과 선행으로 격려하고 각 로스쿨 기도모임, 예배모임을 돕기 위해 마음과 정성과 시간을 다 쏟아부었던 15년~12년 전 나의 40대 초반 시절이 생각났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기쁘게 눈물로 씨를 뿌렸던 시절이다.


"태원우 변호사가 누구야~??/ 너.. 정말 태변호사님을 몰라? CLF에서 태변호사님을 모르면 대한민국에서 BTS를 모르는 것과 같아~~."라는 말을 간접적으로 적이 있을 정도로 전국 로스쿨을 집 앞마당처럼 누비고 다녔었다.


인생 중에서 가장 뜨겁게 열정을 다해 살았던 시기다. 지금 뒤돌아보니 가장 보람과 기쁨이 충만했던,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이다. 나의 화양연화다.


 

이제 나는 CLF에서 원로 중의 원로 그룹에 속하게 되었다. 로스쿨 1학년, 2학년들, 신입변호사들은 나를 전혀 모른다.


CLF전국대회에 와도 나는 이제 할 일이 없다. 나보다 뛰어난 젊은 후배들이 모든 것을 다 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는 것이 이렇게 편하고 좋다. 이제 철이 들어가는 거 같다. 2박 3일 동안 천국에 온 듯한 평안과 기쁨을 누리다가 서울로 돌아왔다.


원로는 잊히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히브리서 10장)

23 또 약속하신 이는 미쁘시니 우리가 믿는 도리의 소망을 움직이지 말며 굳게 잡고


24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시편 126편)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6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작가의 이전글 천하제일 일산 호수공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