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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라 Apr 03. 2020

애착: 회피형, 쓰레기인가? (중)

-쓰레기인지 아닌지 잘 구분해 주세요(feat. 회피형).

지난 주에 이어서, 회피형에 대한 오해를 푸는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https://brunch.co.kr/@temptationz/19




5. 신중하며 인내심과 책임감이 강해서 본인이 참고 갈등을 피한다.  


: 인내심/책임감/신중함 여부와 회피형은 관계가 없다. (!!!) 


먼저, 회피형 미화하지 마세요.

회피형을 미화한다는 소리가 여기서 나오는 거고 그래서 욕을 먹는 거다. 애착 유형은 미화하거나 비난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부분이다. 


포용과 무관심에는 겹치는 부분이 있다. 

적당한 무관심은 상대방에게 배려와 수용이 될 때도 있으니까. 하지만 회피형이 보이는 태도는 무관심에 더 가깝다. 자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타인의 단점이든 차이점이든 회피형에게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없으니 수정하거나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 것 뿐인데, 이 모습이 다정다감하고 타인의 단점도 잘 수용해주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어지간히 친해지지 않는 이상 타인이 회피형의 독립성이나 삶의 방식을 침해하기는 쉽지 않다.



필요 없으면, 신경 쓰지 않는다. 신경 쓰게 한다면, 도망간다.



하지만 친밀한 관계, 즉 애착이 형성된 관계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플갱어 둘이 만나더라도 인간이라면 갈등은 발생하고, 갈등은 필히 감정적인 반응을 동반한다. 두 사람이 부딪히고 엮이고, 문제를 해결해 가며 더 깊은 관계가 되는 것은 회피형이 두려워하는 것들의 종합선물세트다. 감정, 친밀감, 갈등이 다 들어 있는. 


회피형의 ‘양보’는 그 과정을 겪느니 차라리 내가 참아서 문제를 없애겠다는, 차악의 선택이다.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거나, 인내심이 강하다거나, 신중함에서 나온 선택이 아니거니와 관계에 책임을 지는 태도도 아니다. 나에게 더 불쾌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감정과 문제를 묻어두고 도망간 거니까.   






6. 일방적으로 갑자기 이별을 통보한다. / 하루아침에 사람이 차갑게 변한다.  


: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 회피형이 맞다. 

전날까지 정말 즐겁게 데이트하고, 객관적으로도 관계에서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는 경우에는.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거나, 갈등을 조율하거나, 상대방의 감정을 살필 여력이 없을 때 관계에서 도망가는 건 회피형이 택하기 좋은 선택지니까. 




둘. 회피형이 아니다. 

애착으로 귀인하고 싶은 당신의 자기위안이다. 이런 경우, 전조증상이 있었는데 눈치채지 못한 게 대부분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한 번 나를 서운하게 했다고 해서 이별하려는 마음을 먹지 않는다. 문제는 서운함이 반복될 때 생긴다. 여러번 이야기하고 조율을 시도했으나 해결이 안 되어서 서운함이 쌓이고, 미움이 쌓이고, 쌓이다 지쳤을 때 ... 체념하게 된다. 관계를 포기했다면 누구든 간에 애정표현도,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줄어든다. 


이건 회피형의 행동이 아닌, 관계에 지쳐서 이별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하는 행동이다. 


객관적으로 다시 한번 과거를 돌이켜보자. 
비슷한 갈등이 관계 안에서 반복되지는 않았는지, 상대방을 관계 안에서 상처입히지는 않았는지. 


사랑하는 사람이 한 번 서운하게 했을 때 헤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반복해서 쌓인 서운함은, 어느 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더이상 사랑하지 못하게 한다. 





 

7. 이기적이다.


: 회피애착의 자기중심성과 이기적인 사람을 구분하자.

 

회피형의 자기중심성은 사랑을 할 때 이기적이다. 인정한다. 하지만 이는 사람으로서 이기적인 것과는 다르다. 자기중심성과 이기적인 사람을 구분해야, 회피형과 쓰레기를 구분할 수 있다. 무작정 회피형을 비난하거나 쓰레기를 회피형이라 속아 넘어가는 일 없이.  


대표적으로 갈등 상황에서 회피형이 가진 자기중심성은 이기적인게 될 수 밖에 없다. 문제를 축소시킨다든가,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당장 싸움을 끝내는 데만 급급한다든가, 그냥 다 내 탓으로 하자는 징글징글한 말이나. 안정형과 불안형의 입장에서는 회피형 저 놈이 이기적인 놈이고 나만 손해보는 억울한 기분이 들 수 있다. 이해한다. 이런 모습이 갈등 상황에서의 드러난 회피애착의 성향이다. 




하지만, 갈등이 아니라 

관계에서 상대방의 감정을 갈취하는 약탈자들이 있다.

관계란 상호성의 원리에 입각해 돌아간다. 내가 상대에게, 상대가 나에게 주는 것이 있어야 유지되는 법이다. 

갈등도 유쾌하지는 않지만 상호적인 소통의 일부이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감정과 호의, 노력을 받는 것만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관계 내에서 나타난 회피형의 자기중심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이기적인 사람인 것이다. 

짧게 줄이면 쓰레기다. 

누차 강조하지만 쓰레기는 치워야 삶이 편안해진다. 

반사회적/자기애성/회피성 성격장애 등 각종 성격장애랑 회피형 애착을 같은 선상에 놓지 마세요


울면서 나에게 찾아와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쓴웃음이 나온다.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자신이 제일 잘 안다. 아닐거라고 합리화하고 있는 마음의 소리는 잠시 치워 두고, 내가 주는 애정의 70%, 아니 절반이라도 돌려 받고 있는지 잘 생각해보자. 


내가 필요할 때는 곁에 없는데, 나를 자신이 필요로 할 때는 찾고. 

나를 감정적 쓰레기통으로 사용하는 거 같다면... 

모를 수가 없다.


그건 연애도 아니고, 정상적인 인간관계도 아니다. 

어떤 인간관계 안에서도 존재해서는 안된다. 


회피형이든 아니든, 어떤 눈물나는 사연이 있었든,

필요 없다. 상대방의 호의를 이용하기만 하는 행동은 어떤 이유로든 합리화될 수 없다. 




화라







당신의 애착을 위한 클래스를 진행중입니다. :)


https://brunch.co.kr/@temptationz/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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