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소문이 나고 말았다

by 고도리작가

결국 내가 퇴사할 거라는 소문이 회사에 퍼졌다.

몇몇 직원에게 조심스럽게 확인해보고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꽤 많이 알고 있는 게 확실하다.

글의 키워드인 ‘공무원’ 그리고 ‘사직’으로 검색하고 들어왔을 거다.


복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모두 나를 바라보는 것 같고

거리에 직원들이 모여 있으면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아 그들을 피해 먼 길로 돌아가곤 했다.

‘그 글 쓴다는 사람이 저 사람이야. 2월에 사직할 거라는데?’ 수군거림이 들리는 것만 같다.


내 글에 애정을 가지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은 직원이 얼마나 될까? 내가 공무원을 그만두고도 후회하지 않고 가고 싶은 길을 가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남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건, 누구 얘기가 나온 부분만 캡처해서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소문을 내고 있었다.

우리 부처에서 발생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쓴 것은 내가 인터넷의 힘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나는 상황을 파악한 후에 구체적인 사건을 모두 수정하고 일반적인 이야기만 남겼다.

글을 모두 삭제하기에는 그동안의 시간과 노력이 너무 아까웠다. 나는 어떻게든 끈을 놓지 않고 글을 쓰면서 끝까지 가고 싶었다. 여기서 멈추면 지금 인생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길에 대한 열망이 꽃피우지도 못하고 수면 속에 잠길 것 같았다.


그러다 며칠 후 몇몇 분이 나에게 자기 얘기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무서웠다.

나는 마치 과거의 범죄를 들킨 사람처럼 아끼던 작가명을 수정하고 글 전체의 발행을 취소했다.


‘알음알음 친한 직원들이 이 상황을 다 알고 있었으면서 아무도 내게 먼저 말해주지 않았어.'

나는 친구에게 하소연했다.

‘괜히 말했다가 오지랖 떤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았을 거야.’


그래. 그랬겠지. 그 이유였겠지. 회사에서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게 가능하기는 한 걸까?

'괜히 말했다가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나중에 알게 되겠지...'

회사 동료들은 평소 별 일 없을 때는 잘 지내다가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는 침묵한다.

'내가 어쩌겠어? 내가 뭘 해 줄 수 있겠어? 그냥 가만히 있자.'

당신이 그랬고 나도 그랬다. 아직도 사람에 대해 무슨 기대를 하고 있는 걸까?

누군가 좀 나를 잡아주었으면 하고 버젓이 ‘공무원’, ‘사직’이라는 키워드로 글을 쓴 걸까?


학대당한 기분이었다.

입 닥치고 찌그러져 있으라는...


글쓰기는 새로운 인생을 꿈꾸기 위한 첫 시도였다.

회사에 대한 글은 물론이거니와 어떤 글도 쓸 수가 없었다.

매 순간 모든 곳에서 감시당하는 것 같다.

유일한 생명줄을 저당 잡힌 것처럼 겨우 숨만 쉬는 것 같다.

나는 한동안 숨죽여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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