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주말 중 하루를 "무비데이"라고 정해두고 가까이 사는 절친과 5년 가까이 영화 한편씩 보고 있다.
이번 주는 내가 이번 주는 네가 하면서 매주 돌아가면서 영화를 골라 본다.
절친도 나도 영화를 좋아하는 편으로 집도 가깝겠다 열심히 평일을 살아온 우리들 자신에게 주는 포상으로 주말에 영화 한 편 정도는 괜찮잖아!? 라며 가볍게 시작한 "무비데이"였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5년 가까이 흘렀다.
생각보다 주말마다 영화 한편씩 보는 게 쉽지만은 않았는데. 둘 다 직장인이다 보니 경조사, 개인 약속, 업무 등으로 주말에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가 꽤 있어서 그런 주에는 미리 당겨서 영화를 보던가 평일에 공휴일이 껴있는 주로 대체하는 등으로 둘 다 꽤 진지하게 약속을 지켜왔다.
이제는 뭐 거의 습관이자 루틴이 되어서 평일에 전혀 톡을 하지 않다가도 금요일 저녁이면 " 내일 몇 시까지 올래? "2시!" "ok!"이라는 대화가 오간다.
그렇게 5년 가까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생각은 친구와 오랫동안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19세기, 지난주는 미국, 이번 주는 1954년도로. 나라도 세기도 상관없이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19세기에 있었던 극악무도한 사건에 같이 분노하고 미국식 조크에 같이 폭소하고, 이 건 도저히 공감 못하겠다며 서로 말을 쏟아내기도 하며 영화를 테마로 평소의 생각이나 힘들었던 일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다 주말의 저편으로 날려버리곤 다시 힘을 낸다. 다음 주말의 "무비데이"를 위해서.
여행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 친구라서 실제로 같이 여행을 가본 게 손에 꼽는데 어쩐지 오랫동안 같이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지금까지 성실하게 지키고 있는 "무비데이" 덕분이 아닌가 싶다.
그 누군가가 인생은 여행이라던데 "무비데이"도 나에겐 여행 같다.
무비데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