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조코비치 (초리치) vs. 아시안 조코비치 (정현)?
오늘 인디언웰스 4강전. 정현을 가볍게 이기고 올라온 페더러를 상대로 차세대 선두주자중 하나인 보르나 초리치가 거세게 도전했다. 거의 페더러를 이길뻔 했다. 사실 많은 정현 팬들이 정현에게 바랐던 모습을 초리치가 보여줬다. 정현 정도면 졌잘싸인데 초리치는 진짜 졌잘싸였다.
1. 보르나 초리치는 누구? - 잘 치고 가능성이 있지만 꾸준하지 못했다.
2015년말 테니스토리는 2016년 10대들의 활약을 예상했었다. 당시 10대들중 가장 랭킹이 높은 선수(당시 44위)가 초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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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년전이다. 18살이었던 2014년 나달을 꺾으며 (실내 대회인 500점 바셀 오픈) 센세이셔널하게 프로 남자 테니스계에 입성한 초리치는 짧게 자른 스포츠 머리 스타일과 빠른 발, 강한 백핸드등이 조코비치와 매우 흡사하여서 '베이비 조코비치'로 불렸다. 인종적으로도 세르비아와 별 차이가 없는 크로아티아 출신이다.
그 이후 2015~16년 꾸준히 랭킹 40위권 안팎을 오가며 차세대 선수중 선두에 위치했었다. 그러나 잘 칠때는 킹왕짱이지만 매경기 기복이 심했고 2017년 라이벌 즈베레프가 멀리 앞서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7년 US오픈 2회전에서 나달과 페더러가 한쪽으로 몰린 대진표 덕분에 우승후보로까지 거론 되었던 즈베레프를 64강전에서 3:1로 제압하며 고추가루를 제대로 뿌렸고, 연말 차세대 왕중왕전에서도 B조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살하며 우승후보로 거론 되었다. 이런 가능성이 다시 나타났지만 US오픈 3회전에서 케빈 앤더슨에게 압살당하고, 차세대 왕중왕전 4강전에서도 루블레프에게 압도 당하면서 테니스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꾸준함에 큰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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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이런 저런 대회에서 기복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다가 인디언웰스에 와서 완전히 달라졌다. 위의 부활한 초리치 기사에서도 알 수 있지만, 20위권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인 바티스타 아구트를 6-1 6-3 으로 격파한 것은 테니스를 관심있게 봐온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1, 2, 3회전에서 이런 높은 레벨의 테니스를 꾸준히 보여준 것. 이후 16강전 8강전까지 승리하며 4강전에 페더러와 대결하게 되었다.
2. 정현과 초리치를 한마디로 비교하면
초리치는 꽤 강력한 서브와 폭발력을 지녔지만 꾸준하지 못하다.
정현은 서브가 약하고 폭발적이지 않지만 꾸준하다.
정현이 올초에 먼저 포핸드의 폭발력을 장착하며 호주오픈 4강으로 앞서갔는데, 초리치가 이제 꾸준함을 어느정도 갖추며 인디언웰스 4강으로 많이 따라 잡았다.
3. 차세대 빅4? - 즈베레프, 정현, 초리치, 루블레프
아직 초리치가 더 꾸준할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꾸준함을 유지한다면,
즈베레프, 정현, 초리치, 루블레프가 현재로서는 차세대 빅4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ps. 초리치가 정현에 비해 절대적으로 페더러를 상대할때 유리했던 점이 하나 있다. 초리치는 올해 코치를 여러명 두면서 그 위에 매니저까지 갖춘 대형팀을 꾸렸는데, 그 총괄 매니저는 다름 아닌 이반 류비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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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리치와 같은 국적인 류비치치가 인디언웰스 기간동안 휴가를 얻었는지 페더러 코치박스에 있지 않기도 한데, 초리치에게 페더러의 약점을 완벽히 분석한 조언을 해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