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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로 Feb 13. 2023

튀르키예(터키) 지진 2

# 지진에 관한 추가 글

튀르키예 지진 사망자가 33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사망자수가 매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와중에, 유엔 사무차장은 '100년 만에 최악의 사건'이라 말했습니다. 1900년 이후 발생한 지진 중 2004년 인도네시아 대지진 사망자가 약 23만 명으로 최대 희생자를 낸 지진입니다. 지진의 규모면에서는 1960년 칠레 대지진이 규모 9.5로 역사상 최악의 지진이었지만, 사망자는 약 6천여 명이었다고 하네요. 이미 동일본대지진(1만 5천 명)이나 여타 지진의 사망자수를 넘어선 튀르키예 지진. 더 이상 희생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출처.

https://video.kakao.com/s/435634385


튀르키예 지진으로 인해 지진에 관한 글을 읽다, 부가적인 설명을 드리고자 글을 씁니다.



1.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안전국이 아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리적으로는 안전한 위치입니다. 여러 글에서 매년 지진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시던데, 계측기록의 증가는 기술의 발달 덕분입니다. 우리나라 지진계측은 1978년부터 기록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관련 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지진기록도 증가했고, 그 덕분에 지진과 지반의 움직임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최근 지구 내부 움직임이 활발해졌는지는 잘 모릅니다. (혹시 추가의견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예를 들어 금번 튀르키예 지진 발생 몇 분 후, 국내 지진계측기에 지진이 기록됩니다. 판은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우리나라에 의미 있는 기록이 중요한 것이지 발생 횟수가 전부는 아니라는 말씀드리고 싶네요.


판은 생성하고 소멸합니다. 판과 판의 경계에서. 예를 들면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그리마처럼 생긴 해양발산경계에서 판은 생성되어 확장되고, 해양판이 대륙판과 만나는 수렴경계에서 판은 침강하며 소멸됩니다. 그렇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각은 늘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판 경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지진들을, 우린 기록하고 있는 거지요. 넓은 관점에서 봐주시길 바랍니다.



2. 지진의 발생 깊이가 왜 중요한가?


튀르키예 지진 발생 깊이가 얕아 더 피해가 컸다고 하지요? 그 의미가 무엇일까요? 대충 느낌이 오실 겁니다. 멀어지면 왠지 힘이 감소되었을 거라는 느낌적인 느낌이요. 맞습니다.


그걸 감쇠라 부릅니다. 재료적 감쇠, 거리감쇠, 기하적 감쇠. 뭐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발생깊이에 따라 그 피해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진재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서 지진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진원까지의 거리, 지속시간, 지반의 특성 등 여러 원인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만약, 아주 깊은 심도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면, 지금처럼 피해규모가 크지 않았을 겁니다.



3. 공진: 지진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저만 흥미로운 거 아닌가? 걱정됩니다. 으음.)


지진은 물리적으로 에너지입니다. 원자폭탄 수십 개를 터트릴 때 발생되는 폭발과 같은 에너지이지요. 이 에너지가 땅을 흔듭니다. 힘이 가장 약한 지반은 갈라지지요. 다른 지반은 흔들거립니다.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P파와 S파 기억나시나요? 땅을 흔드는 것은 S 파입니다. 이 녀석이 문제지요.(표면파는 생략합니다.)


모든 물체는 자신만의 고유한 주기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물체마다 흔들리는 고유한 모양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진이 에너지를 발생시키면, 땅은 자신이 생긴 대로, 고유한 모양대로 흔들립니다. 이때 건물도 땅 위에 있다 보니 땅이 흔들리는 데로 흔들립니다. 여기서 잠깐! 땅의 주기가 아닌 건물의 주기 대로요. 


따라서 땅의 주기와 건물의 주기가 정반대라면 흔들리지 않습니다. 반대로 땅과 건물의 고유주기가 같으면, 흔들거림이 증폭되는 공진이라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공진은 물체의 고유한 주기에 맞춰 흔들어 주면, 흔들리는 폭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현상을 일컫는데요. 지진이 났을 때, 최악의 피해를 입는 경우가 공진이 일어날 때입니다. 


과거 발생 지진 중에 선택적 건물붕괴 현상을 통해, 지반의 공진 현상을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때문에 지진이 일어날 때, 지반 여건에 따라 파괴되는 건물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연약한 지반일 경우는 주기가 길어지는데, 이 경우 높은 빌딩이 위험할 수 있고, 단단한 지반의 경우는 주기가 짧아 낮은 층수의 건물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이론으로는 그렇습니다. (건물의 재질이나 형태, 구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연구주제입니다. 저만 흥미로운가요? 흑흑.



4. 경주지진과 포항지진


지진과 재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으로 연구자들은 많은 것을 배웁니다. 지진연구에 있어 지반의 특성이 간과되다가, 1985년 멕시코 지진과 1989년 미국 로마프리에타 지진을 통해 지반특성에 따라 지진재해가 달라짐을 배웠습니다.


예를 들면, 2016년 규모 5.8의 경주지진과 2017년 규모 5.4의 포항지진을 비교했을 때, 경주지진의 지진규모가 더 컸음에도 포항지진의 피해규모가 7.5배가 더 많았습니다.(국민안전처 통계연보) 왜냐면 포항지역 지반이 연약하거든요. 연약한 지반에서는 지반의 증폭현상(흔들림이 커지는 현상)이 1.5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발생된 기록이 있습니다.  단순하게 지반(땅)의 관점에서만 보면, 단단한 지반이 안전합니다.





제게 지진은 참 어렵습니다. 여러 원인들이 영향을 주고받아 현상으로 드러납니다. 드러난 현상과 계측된 자료, 기존 연구자료를 더해 그 현상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감히 저처럼 순수 연구자가 아닌 기술인이 쉽고 단순하게 말씀드린 것이 혹여 전문가분들께 누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지진재해의 결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실까 싶어 글을 써 봅니다.


모두 안전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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