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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로 Feb 20. 2023

아들만큼 하면서 잔소리하겠습니다.

# 삶을 이끌어가는 사람

요즘 제 삶에 대해 생각합니다.


현인들의 주옥같은 말들이 삶 속으로 들어와,  깊은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 또 인생을 배워갑니다.


읽을 만큼 읽고, 배울 만큼 배우고 나니 무슨 책을 읽어도 그 말이 그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 넘쳐나는 말과 현인의 조언들이, 제 삶에 포개어지고 나서야 알겠습니다. 진짜 의미를요.


글을 쓰면서 언어의 밀도를 고민합니다. 제가 고민하고 생각해서 표현한 단어일지라도, 그 단어의 의미는 각자의 경험치와 이해도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그것을 알기에 글쓰기가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삶도 마찬가지겠죠. 알면서도, 알았으면서도 또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그러면서 알아가는 거겠지요. 삶의 농도도 진해지면서.



작가 '알랭드 보통'이 말했습니다. 우리가 더 높은 곳에 올라가길 원하고,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 이유는 사랑받기 위함이라고 말입니다. 그의 유명한 책 '불안'에 그러한 이야기가 담겨 있죠.


그럴 수도 있겠다. 사랑받기 위해 그런 것 일수도 있겠다. 좀 더 매력적인 인간이 되고 싶은 자아의 본능일 수도 있겠다 싶어 집니다.


The  anxiety of status. 지위의 불안. 보통씨의 표현이 머릿속에 확 들어왔습니다.


(참고영상)

https://youtu.be/c6 saL55 Z0 dU


알랭드 보통의 시선이 좋습니다. 인간 심리의 근원을 파고, 파고 결국 그 심리의 기원을 찾아가는 그의 섬세한 논리가 신선합니다. 오랜만에 그의 강의를 들으며, 지금의 제 모습을 반추해 봅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을까?


조금 지친 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것으로 많은 아픔을 치유해 왔는데, 공부밖에 할 수 없는 제가 너무 답답해 책을 못 읽는 요즘이 거든요. 아들이 지금 제가 갖은 것들에 만족하라는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단순한 불안일까? 욕심일까? 고민하는 도중에.


또 다른 고수를 만났어요.


https://youtu.be/2 tfAP-TaXpk


메가스터디 수학강사 현우진. 이분은 일타강사 중에서도 탑이죠. 자신을 최상위권이 아닌 극상위권이라 칭하는 자신의 커리어도 이 세상의 것이 아니지요. 스탠퍼드대 수학과출신이니.


아들이 현우진 광팬이자, 인생 롤모델로 여기고 있어, 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슬럼프에 빠진  그가 확 깨워줍니다. 인풋이 많아야 아웃풋이 있는 거라고. 대충 할 거면 그냥 하지 말라고. 이 영상 속에 나오는 고민들, 저도 했던 고민입니다. 얼마나 해야 할까? 끝은 어디인가? 지금 난 어디쯤 서있나?


수백억 원을 가져도 그의 식사시간은 15분. 고3 수험생이 자기 반만 해도 성공할 거라고 말할 만큼 열심히 산다는 그의 영상에, 과연 이 친구만큼 살면서 힘들어하고 있는 건가? 도대체 뭘, 얼마나 했다고 고민하는 건가?


또, 그가 일개미 같은 삶을 유지하는 이유를 타인에게 헌신하는 삶. 좀 더 나은 재능을 가진 인간은 타인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그게 더 더 나은 삶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참 좋았습니다.


보통의 사람은 파이어를 꿈꾸고,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지요. 그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대인의 삶에서 조금 더 나은 삶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에게 귀감이 될만하다 싶습니다. 저 젊은 친구도 그런 생각을 하는데, 열 살도 더 먹은 저는 제 몸뚱이 하나둘 곳을 고민합니다.


그 점이 이룬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일수도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상을 보고, 반성할 수 있는 어른이라는 것이 다행인 것 아닌지 제 자신을 토닥여 봅니다.


현재를 만족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더 나아가고 싶은 자아의 욕구. 제 목줄을 누군가에게 쥐여주고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제가 이끌어가고 싶은 그런 마음. 이제는 저와 비슷한 길을 걷는 누군가에게 등불이 되어주고 싶고, 저의 경험을 나눠주고 싶은 그런 욕심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지만, 험난한 시간들을 지나오면서 저라는 끈을 놓지 않고 살아온 이유가 이런 것 아니었을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다시 시동을 걸어야겠습니다.

다시 일어나 걸어야겠습니다.

고3 아들과 함께. 아들만큼 하면서 아들에게 잔소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고맙습니다. 다시 일깨워 주어서. 가라앉았던 정신줄을 다시 걷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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